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둘다섯의 이 노래 : ‘긴머리 소녀’>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4. 13. 18:17
    728x90
    반응형

    청순가련 vs. 청순가증

     

    2006년에 방영된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는 눈에 띄는, 그리고 이색적인 악역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그것은 악역은 표독하고 못생긴 캐릭터라는 공식을 깬 것입니다. 악역으로 등장한 박한별(극중 배역, 오유경), 기존의 드라마 캐릭터에서는 당연히(!) 주인공에나 어울릴 법한 청순하게 생긴 미녀로서,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훼방하고 심술을 부리는 빌런으로 등장했습니다. 그 뒤로 극본을 쓴 홍자매의 인터뷰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홍자매는 청순가련령 캐릭터는 짜증나고, 돈을 싫어하는 캐릭터는 재수가 없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남겼고 그 장면은 아직도 잔상에 남았습니다.

     

    1970년대 한국영화의 문법에서는 여주인공은 청순가련한 미녀로서 지고지순의 여성이 정통 캐릭터(!)였고, 꽃미남 남주인공이 위기에 처한 이 청순가련 미녀를 구출하는 것이 전형적인 클리셰였습니다. 악당은 험상궂고 야비한 인물로 그리는 것은 당연한 공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남이나 미녀는 생물학적인 현상이고 외모가 도덕성에 있어서 우월하다는 그 어떤 실증적인 결과는 없습니다. 여죄수의 대다수는 사기 등 재산범죄, 성매매 등 풍속범죄, 그리고 마약범죄가 대다수인데 역설적으로 미녀죄수가 많습니다. 외모가 되어야 이들 범죄를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실적인 이유 외에도 시청자들이 천편일률적인 청순가련 여주인공 캐릭터에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으며, 아예 여성단체 등에서는 여성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측면을 외면했다고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외모만을 집착하여, 언제나 남자의 도움을 요청하는 수동적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의 진면목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끊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헐리우드영화를 중심으로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하여 여성전사 등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가요에서도 이제는 까도녀가 오히려 대세가 되었습니다. 걸그룹의 의상도 까도녀 아니면 적극적인 캐릭터가 기본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초창기 걸그룹의 귀여운 소녀 이미지는 이제 마이너 포지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2eIC9WzVvs

     

    그런데 시대가 변했음에도 여성성(정확히는 소녀성)의 대표적 이미지는 긴 () 머리, 라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혹자는 조용필이 부른 단발머리가 그 시절의 대표 캐릭터라고 반문을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시절의 현실적인 소녀상으로 여·중고생의 단발머리가 대표적인 것은 사실이나, 그 시절의 페르소나, 즉 이상적인 소녀 캐릭터로는 긴 머리가 대세였습니다. 드라마, 영화는 물론 하다못해 만화에서도 긴 머리 소녀가 여주인공인 경우가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를 훌쩍 넘어가는 이 시점에도 긴 머리와 치마가 소녀성의 대표 캐릭터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당장 걸그룹의 멤버를 봐도 긴 머리가 일종의 표준(!)입니다.

     

    거리를 다녀봐도 소녀부터 숙녀까지, 심지어는 노년에 이른 여배우들도 긴 머리가 기본인 시대입니다. 긴 머리는 아무래도 여성미가 넘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젊고 예쁘게 살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머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둘다섯의 긴 머리 소녀는 시대를 관통한(!) 노래임에도 반응은 뜨겁지는 않습니다. 긴 머리 포지션이 당연한 시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