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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미의 이 노래 : ‘내 곁에 있어주’>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6. 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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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서는 언중(言衆)이라는 말을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어학에서는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이 언중이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교 국어에서 어떤 음성이 언중의 확신을 얻으면 비로소 언어가 된다는 구절을 익히면서입니다.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에서 있어주라는 말은 요즘 언중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사어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족보가 없는 말은 아닙니다. ‘라는 것은 아마도 주오’, 가령 송강 정철의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에서 보는 주오의 축약형인 것으로 이해되는데, ‘주오나 모두 요즘 듣거나 보기 어렵습니다. 장계현의 잊게 해주오라는 대중가요의 제목을 보면, 나름 1970년대까지는 적어도 소설이나 대중가요에서는 쓰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2024년 현재 주오모두 일상에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를 말하면서 장황하게 를 언급하는 것은 선친이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가 라디오나 TV에서 나오면, 마치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가 뭔 소리냐, 살다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 봤다.’라는 멘트를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에도 는 일상에서 잘 쓰지 않았습니다. ‘해라또는 해줘가 그 시절에도 보편적인 용례였습니다. 선친이 를 이유로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를 딴지를 걸었지만, 그 속내는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가 좋다는 이면의 메시지였습니다. 실은 그때 그 시절에 이수미를 싫어하는 남자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V-MzatSFjM

     

     

    이수미는 늘씬한 키에 서구적인 마스크를 지닌 미녀가수로 당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바로 이 곡 내 곁에 있어주도 당시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자주 방영된 기억이 생생합니다. 연말 ‘10대가수의 등극을 뒷받침한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노래도 노래지만, 이수미는 이지적인 미모로 인기에 불을 질렀습니다. 굳이 클레오파트라니 양귀비니 하는 거창한 예를 들 필요가 없습니다. 여자는 예쁘면 강력한 무기를 지니는 것입니다. 하물며 연예인의 세계에서 미모는 초절정의 비급입니다.

     

    여고시절과 더불어 이수미의 대표곡인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시의 인기를 반영해서인지 방송에서 귀에 피가 나도록 듣곤 했습니다. 그렇게나 방송에 자주 나오던 이수미라도 차츰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천하의 미녀가수라도 히트곡이 없으면 방송국에서 불러주지 않는 것은 당시에도 냉정한 현실이었습니다. 차츰 이수미가 방송에서 출연하지 않으면서 그냥 잊혀졌습니다. 대중가요, 아니 연예인의 비애이자 숙명입니다. 아예 잊고 살다가 몇 년 전에 고인이 되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하늘을 찌를 것 같던 인기가 차갑게 식어버리고 이제 이수미의 인생후배들은 이수미의 존재 자체를 잊었는지, 뉴스의 댓글에도 애도를 표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두보의 시 중에서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당대를 호령하는 가수 이구년이 초라하게 늙은 것을 안타까워 하는 내용인데, 이수미의 타개 뉴스를 보고 고교시절에 배운 강남봉이구년이 스르르 생각이 났습니다. 인생은 허무하지만, 그래도 가수에게는 히트곡이 남고 팬들에게는 추억이 남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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