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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한 드라마 ‘이화’, 그리고 정하완>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9. 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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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주현과 더불어 1970년대를 지배했던 대 배우 한진희는 주연급 배우의 숙명에 대하여 짧고 굵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세상이 나를 미워하는 것 같다. TV를 보기도 싫다.

     

    영화, 드라마, 그리고 CF를 주름잡았던 당대의 스타 한진희라도 방송의 공백이 있으면, 그 시간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하소연입니다. 한진희와 똑같은 말을 단역과 조연으로만 배우인생을 기록했던 어느 무명 배우(실명은 명예 때문에 생략합니다)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주연급, 조연급 가릴 것 없이 드라마나 영화의 출연 자체가 마약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그 마약같은 배우생활을 접는 것은 진정 뼈를 깍는 고통일 것이라고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방송국은 물론 영화사도 자선사업자가 아닙니다. 수익은 고사하고 제작비도 건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제작을 시도하지 않습니다. 배우 황정민은 감독과 스탭이 차려준 밥상을 먹었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진정 큰 밥상은 다름아닌 배우입니다. 배우야말로 드라마나 영화의 밥상의 필수요소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요소는 주연배우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나 모두 주연배우를 중심으로 플롯이 전개되기에, 세월이 흘러도 남는 것은 주연배우의 연기와 대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주연배우의 경쟁력에 따라 드라마나 영화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나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방송국에서 거액을 투입한 대하드라마가 망하면 타격이 심각합니다. 일단 대하드라마는 제작단계부터 출발을 달리합니다. 방송국의 사장이 직접 극본과 캐스팅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미 고인이 된 박권상 KBS사장은 동아일보 기자출신답지 않게 대하드라마를 꼼꼼히 검토하기로 유명했습니다. 대하드라마는 방송국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시간이기에, 박 전 사장의 꼼꼼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KBS가 심혈을 기울인 대하드라마 이화의 경우는 바로 그 쓰라린 실패의 대명사입니다. ‘옛날 드라마 다시보기를 유튜브에서 실시하는 KBS이화는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나마 1화와 마지막화만을 남겼습니다. KBS의 흑역사인 셈입니다. 드라마가 흑역사라면 주연배우들도 자연스럽게 흑역사가 됩니다. ‘이화는 남녀 주연배우 모두 지금은 그 마약같다던 배우를 그만 둔 상태입니다. 나무위키는 이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차가운 비평을 남겼습니다.

     

    원작은 감리교 목사이자 선교사인 윌리엄 아서 노블(William Arthur Noble, 1866~1945)1906년에 낸 동명의 소설이며, 김승요와 이화라는 두 젊은이의 우국충정을 담았다. 이 작품은 KBS 대하드라마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의 저서를 원작으로 삼았다. 아역 배우 출신인 김소연이 성인 배우로 각성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큰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으나, 구한말 민족사를 다뤘음에도 동학농민운동 등 민중의 개혁 의지 같은 역사적 요소보다 멜로드라마적 요소가 강했고, 줄거리 구성도 중구난방이라 진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동 시간대 라이벌인 MBC 주말연속극 <사랑과 야망>에 밀려 처참히 망했다.

    -나무위키의 이화에 대한 설명 중에서-

     

    주연급 배우들은 자천타천의 방법으로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갖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여자주연 김소연은 위 나무위키에서 아예 링크가 없을 정도로 지금은 배우와 무관하게 살고 있습니다. 김소연 배우를 말하면 거의 대부분 1980년생 배우를 연상합니다. 그러나 이화의 주인공은 동명이인으로, ‘주희호랑이선생님에 동반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입니다. 지금은 아예 방송작가로 전직한 상태입니다. 한때 역삼동에서 고등어구이 식당을 경영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정하완이라는 남자 주연배우입니다. 그는 말끔하게 잘 생겼습니다. 전형적인 귀공자풍으로 꽃미남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정하완은 딱 거기까지인 배우였습니다. 주연급 배우라면 불을 꺼도 잔상이 떠오를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 남고 튀는 매력이 있어야 롱런을 합니다. 당장 장동건과는 외모에서 비교불가급인 이병헌이 강렬한 인상과 미친듯한 연기몰입도로 극강의 인기를 누리는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밋밋한 대사처리와 온실 속의 화초같은 꽃미남 이미지로는 드라마나 영화를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관객이나 시청자도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영화 친구를 보면, 장동건이 유오성보다 월등하게 미남인 점을 느낍니다. 그러나 또렷한 잔상은 유오성의 강렬한 연기입니다. 그게 실은 주연배우의 길입니다.

     

    옛날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주연배우를 했던 배우의 외모가 출중했던 경우가 많다는 점이 그 하나고, 그 배우가 거의 잊혀진 상태라는 점이 다른 하나입니다. 정하완도 그 잊혀진 배우들 중의 하나입니다. 뭔가 굴곡이 있고, 인상적인 캐릭터가 관객이나 시청자를 사로잡는 법입니다. 그것이 배우의 생존문법입니다. 정하완의 수려한 외모는 대배우의 충분조건입니다. 자질은 훌륭합니다. 그러나 꽃미남이 연기를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꽃미남이 대배우의 필요조건일 수는 없습니다. 정하완은 주연배우의 필요조건을 설명하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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