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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옥분의 이 노래 : ‘재회’>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0. 12. 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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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옥분 본인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옥분이라는 이름은 정말 촌스럽습니다. 그러나 요즘 여자아이들에게 옥분이라는 이름을 짓는 경우는 전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개성이 넘치기는 합니다. 좋든 싫든 남궁이라는 희귀성에 더하여 흔하지 않은 이름 덕에 남궁옥분은 사람들의 인상에 오래 남는 가수입니다.

     

    남궁옥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의 건전가요시대입니다. 1980년대를 기억하는 분들은 테이프나 음반에 건전가요가 의무적으로 삽입되던 시대를 기억할 것입니다. 내 앨범을 내가 내는데, 아 대한민국이나 시장에 가면등의 일명 건전가요가 꼭 등장시켜야 했습니다. 건전가요 자체는 박정희 정부시절부터 시작되었지만, 전두환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정화니 건전의식함양 등의 이상한 구호를 내걸면서 건전가요를 쓸데없이 국민들에게 계몽하였습니다.

     

    남궁옥분은 화장기가 없는 풋풋한 얼굴로 TV를 종횡무진 등장했습니다. 과거에는 여가수들은 사랑이나 이별 등의 감성을 호소하는 미모의 가수이거나 가창력을 앞세운 가수가 대부분이었는데, 남궁옥분은 이름부터 건전(!)하고 실제로도 솔밭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로 시작하는 서로 믿는 우리 마음이라는 건전가요를 굳세게 불렀습니다. 그런가 하면 꿈을 먹는 젊은이라는 건전가요를 들고 나와서 바른생활 사나이(아니 언니!)로 등극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FvEX537xIY

     

    정수라의 !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남궁옥분의 비상은 다분히 당시 집권세력의 의도를 반영했습니다. 남궁옥분이 집권세력과 야합을 한 것이 아니라 남궁옥분의 이미지와 노래풍을 십분 집권세력이 활용한 셈이지요. 통기타와 청바지, 그리고 건전가요 자체는 70년대에 이미 유행한 가요풍이지만, 80년 광주의 원죄를 안고 있는 전두환 정부는 건전가요를 내밀면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는데 악용한 것이지요.

     

    남궁옥분은 맑고 청아한 소리를 지닌 꾸밈이 없는 담백한 가수입니다. 그래서 더욱 건전가요를 내세워서 대중들의 눈을 속이기에 쉬웠지요. 남궁옥분의 히트곡은 부담이 없는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가수를 포함한 연예인의 숙명은 변신입니다.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입맛이 수시로 변하는 대중에게 금새 잊혀집니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기존의 히트곡을 우려먹으면 대중은 싸늘하게 돌변합니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90년대 전후의 변진섭의 발라드곡이 그랬고, 2000년대의 조성모가 그랬고,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이 그랬습니다.

     

    남궁옥분은 80년대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건전가요풍의 노래로 버텼습니다만, 차츰 대중이 식상해 했습니다. 실은 전두환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질수록 건전가요가 냉소의 대상이 되었고, 남궁옥분은 유탄을 졸지에 맞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성숙한 여인의 재회를 떠올리는 재회를 부르면서 남궁옥분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대중가수가 10년 넘게 인기를 얻기는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의 시도가 성공한 경우에는 그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입니다.

     

    남궁옥분은 재회를 통하여 사랑타령이 주가 되는 가요계의 대세(!)를 수용했지만, 건전가요를 주로 부르는 가수에서 여인의 목소리를 담은 가수로 통쾌한 변신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궁옥분을 보는 대중의 시각도 변했습니다. 남궁옥분은 화려한 치장과 미모를 내세운 여가수와는 거리가 먼 가수입니다. 어쩌면 연예인답지 않은 연예인이 남궁옥분입니다. 그러나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도 맑은 목소리로 대중을 사로잡아서 성공한 가수가 되었고, 유쾌한 변신으로 도약을 이룬 가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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