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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시내의 ‘열애’, 배경모, 그리고 김추련>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1. 6. 20.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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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하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의미는 사랑이라는 감성이 극대화된 상태에서 발현된 정제된 영혼에서 우러나는 소리가 인간의 원초적 감흥을 자극하는 언어로 표출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더군다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사랑하는 이에게 마지막으로 바치는 절절한 언어라면, 그 자체가 시를 넘어 생전에 남기는 인간 본연의 심연이기에 감동의 향연일 수밖에 없으리라고 봅니다.

     

    윤시내의 히트곡 열애는 실제로 암으로 투병 중이던 배경모라는 부산MBCPD DJ가 사랑하는 부인에게 유언의 형식으로 죽어가는 영혼을 일깨워서 남긴 연시이자 헌시이기에, 그 가사 자체가 빼어난 서정시입니다. 흔히들 드라마틱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배경모의 사랑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인 멜로드라마였습니다. 전문 시인이 써도 이렇게 훌륭하게 쓰기 어려운데, 죽음을 담담하게 맞으면서 마지막으로 부인에 대한 사랑을 그렸기에 열애의 구절 하나하나가 더욱 영혼을 울립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면, 연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사람이 쓴 적이 있으며, 지금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유언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이승의 마지막 감성을 전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배경모의 사연이 널리 알려진 것은 그가 부산MBCPD DJ였다는 사실을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시 임국희(이 분 정말 오랜 만에 적어봅니다)의 여성살롱이나 라디오드라마 등으로 배경모의 사연을 많이 전파에 남겼습니다. 그리고 배경모가 남긴 열애의 가사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눈물샘을 마르게 하였습니다. 물론 열애의 가사가 감동의 샘물인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열창의 대명사인 윤시내가 불러서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가사도 훌륭하고, 당대의 명 작곡가인 최종혁이 심혈을 기울인 빼어난 작곡, 거기에 더하여 가수도 훌륭했기에, ‘열애는 한국 가요사에서도 꼽히는 명곡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작사, 작곡, 가수 삼위일체로 완벽한 대중가요가 등장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이 열애는 김추련의 인생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습니다. 지금 2030세대 중에서 김추련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지만, 꽃미남은 아니지만 강렬한 인상에 선이 굵은 연기를 펼쳤던 것이 김추련이었습니다. 김추련이 열연한 열애영화는 정말로 김추련이 배경모로 환생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배역에 깊이 녹아들었습니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죽는 연기에 이르러서는 정말로 암투병을 하는 환자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슬프게도 김추련은 연기력에 비하여 배역을 많이 따내지 못한 비운의 배우였습니다. 주연급 배우이기는 했지만, 당대에 선호하는 꽃미남 계열의 배우가 아닌데다가 개성이 너무 강한 마스크를 지녔기에,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의 멜로드라마로는 그리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김추련은 영화 이외의 길을 모색하다가 거듭하여 사업이 실패하였고, 말년에는 왕년의 스타답지 않게 창원의 원룸에서 곤궁하게 살다가 불행하게 인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김추련의 인생 자체도 배경모처럼 새드 엔딩이었던 셈입니다.

     

    지금도 윤시내의 열애를 듣자면, 배경모, 그리고 김추련의 사연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 것은 단지 저뿐만은 아니리라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tP-dCdqH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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