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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숙의 이 노래 :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1. 5. 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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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 중에서 한결같다는 말은 묘하게도 긍정적으로도 쓰이고 부정적으로도 쓰입니다. 이렇게 야누스처럼 쓰이는 말에 해당하는 가수가 있으니, 그가 현숙입니다.

     

    현숙은 데뷔 이래 변하지 않는 일관된 창법과 율동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일관되게 고음처리가 미숙하고 음정과 호흡이 불안합니다. 고음으로 올라가는 와중에 가끔씩 삑싸리가 나서 체면을 구기기도 합니다. 율동이 어색하고 엉성하며 춤동작이 세련되지 않아서 댄스타임인 간주곡 시간에는 그냥 박수로 때우곤 합니다. 춤에 자신이 없는 가수가 하는 것이 박수타임이고, 나이트클럽에서 댄스타임이 와도 자신이 없으면 하는 것이 박수타임입니다.

     

    무려 40년을 넘게 가수로 활약하면서도 정작 가수로서 가창력이 폭발적이라거나 몇 옥타브를 넘나드는 마성을 지녔다거나 하는 칭찬을 전혀 들은 바가 없는 것이 현숙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나훈아같은 세련된 기교가 있어서 꺽는 음으로 국민을 웃기고 울린 적도 없고, 조용필처럼 노래에 자신의 목소리가 녹아들지도 않습니다. 송창식처럼 찌렁찌렁 울리는 소리에 가창력이 화끈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국민가수입니다. 전국을 누비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시골의 촌로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덩실춤을 추게 만드는 것은 현철의 구수한 목소리와 이웃사람 같은 현숙의 싱글거리는 눈웃음과 밝은 인상에서 나오는 씩씩한 목소리입니다. 현숙이 등장하면 주름이 자글거리는 시골의 노인들을 파안대소하게 만드는 것이 현숙의 숨은 괴력입니다. 지미 핸드릭스나 에릭 클랩튼 같은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현란한 현주가 그 노인들을 그렇게나 신명을 불어넣을 수도 없습니다. 대중가수의 힘은 대중과 정서적 교감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현숙입니다.

     

    현숙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것이 자신이 갓 스물을 넘긴 나이에 불렀던 바로 이 노래입니다. 중동붐이 불었던 1970년대 머나먼 타국에서 고국의 부인과 자식을 그리는 아빠에게 엄청난 힘이 되었던 바로 이 노래로 현숙은 국민가수가 되었습니다. 부부애와 가족애를 이렇게나 신명나게 그리고 가슴을 후리는 애틋함을 절절하게 그렸습니다. 사실 현숙이 이 노래를 부른 1979년부터 현재까지 창법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만, 세련된 기교가 없는 투박한 창법과 깨끗한 발음으로 국민들은 저절로 가사를 외우게 만들었고 따라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현숙의 성공비법 중의 하나는 바로 이 가사전달력입니다. 현숙의 이 능력으로 듣는 사람이 쉽게 가사를 외우게 만들었고, 나아가 부지불식 간에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체화하게 만들었습니다. 말하자면, 현숙 그 자신의 부담이 없는 정감이 어린 밝은 웃는 상에 더하여 탁월한 가사전달력이 있어서 자신의 노래를 쉽게 따라 부르게 만들었던 것이 현숙의 성공비결이었습니다. 대중가요는 당연히 대중적이어야 성공을 할 수 있는데, 현숙은 진정 대중적인 가수였기에 성공을 한 것입니다. 물론 그의 한결같음이 긍정적인 면으로 각인시켜 준 것도 효과가 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BqsS6i0h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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