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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수의 이 노래 : ‘푸른 시절’>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1. 1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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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자성어를 쓰면 이상하게 꼰대 인상을 받습니다. 한국어의 절대다수가 한자어입니다. 이제 한글세대가 완전하게 정착된 까닭에 한자성어나 한자어투를 말속에 섞어 쓰면 뭔가 고리타분하고 꼰대냄새가 물씬 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1970년대 신문을 보면 기사의 제목은 당연히 한자가 포함되어야 했으며, 기사의 본문에서도 한자가 상존했습니다. 호칭에서도 미성년자에게는 아무개 군이나 아무개 양이라는 표현이 일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세대를 반영해서인지 일상 대화에서도 만수무강이라는 덕담이 흔했습니다. 오래 살고 건강하라는 의미를 담은 만수무강은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기에 덕담으로는 훌륭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요즘 만수무강이라는 말은 사극 외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남자의 이름으로 만수도 그 당시에는 흔했습니다. 강만수라는 동명이인의 배구선수와 전직 경제관료가 있었으며, 이만수라는 역대 최고의 포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김만수도 있었습니다. 실은 당시에 만수라는 이름 자체는 흔했습니다. 물론 요즘에 만수라는 이름은 촌스럽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흔하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김만수는 극강의 동안의 얼굴을 지닌 만년소년 이미지의 가수였습니다. 노래는 가수와 궁합이 맞아야 하는데, 김만수는 푸른 시절과 딱 이미지가 맞는 가수였습니다. 풋풋한 인상의 소녀와 수줍은 감성을 주고받는 노래 속의 화자인 남학생이 겪는 첫사랑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이미지의 가수가 바로 김만수였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푸른 시절의 가사를 보여 주면 당장 오글거린다’, ‘유치하다는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요즘같이 돌직구같은 감정표현을 하는 세태에서 과거의 풋풋한 사랑은 뭔가 덜 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그런 소박하고 아련한 사랑의 감정으로 지금 청소년의 아버지뻘 그리고 어머니뻘 세대가 연애를 했습니다. 지금은 시대드라마나 과거 사진 속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옛날 구식교복을 입으면서 사춘기를 겪었던 시절에, 당시의 청소년들은 고치고 또 고쳤던 가슴을 에리는 연서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들은 가슴 한구석에서나마 느끼는 아련한 연모의 감성으로 라디오에서 들리던 김만수의 푸른 시절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청춘의 연정을 불태웠던 것이 7080세대입니다. 유행가는 그 시대의 감성을 담는 것이 당연합니다. 김만수의 푸른 시절은 그런 연정을 담은 노래입니다.

     

    요즘 젠더갈등으로 분위기가 험악합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격한 갈등은 없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사회적인 모순이나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학창시절의 수줍은 감성이 지배하던 그 시절에는 요즘과 같은 젠더혐오가 지배하는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김만수의 촌스럽고 오글거리는 노래가 더 땡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dy_tgD2W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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