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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룡의 이 노래 : ‘겨울비는 내리고’>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1. 3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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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한강이 얼어서 한강위에서 썰매를 타고 스케이트를 타는 사진이 매년 겨울마다 신문에 실리고 방송국의 화면에 등장하곤 했습니다만, 이제 한강이 어는 겨울은 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겨울에 눈은커녕 비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온난화라는 것을 체감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겨울하면 눈이 등장하는 대중가요가 보통이지만, 김범룡의 겨울비는 내리고나 김종서의 겨울비라는 것들이 현실적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것은 가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김범룡은 1980년대 중반 혜성같이 등장해서 트로트발라드에서 정통발라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활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활약은 대중가요사에서 한 획을 그었습니다. 김범룡은 당시 아이돌급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데뷔작 바람 바람 바람의 광풍은 엄청나서 신인가수에 불과했던 김범룡을 단숨에 톱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김범룡은 곱상한 외모에 감성에 젖은 목소리, 그리고 트로트발라드에서 정통발라드에 근접한 새로운 취향의 곡으로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 들어도 곡 자체는 그렇게 촌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김범룡의 히트곡 겨울비는 내리고의 가사를 지금 보면 요즘 말로 오글거리는 감이 있습니다. 그것은 요즘의 연애취향과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그 누구인가 내게 다가와 나를 바라보는 애달픈 눈동자비를 맞으며 우뚝 선 모습 떠나려 하는 내 님이련가바보같지만 바보같지만 나는 정말로 보낼 수가 없어하얀 내 얼굴 난 사랑했는데 어떡해야 하나 눈물이 흐르네바람 불어와 뒤돌아 보면당신은 저 멀리 사라져 버리고아픈 마음에 홀로 걸으면 겨울비 내려와 머리를 적시네

     

    떠나가는 연인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인가 눈()물인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비통한 순간을 그린 노래입니다. 송골매가 부른 빗물처럼 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리는 쓰라린 이별의 순간을 그렸습니다. 이별과 눈물은 그 시절까지 단골손님격인 대중가요의 제재인 점을 고려하면 특별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의 사랑방정식과 요즘의 그것은 달라도 많이 다릅니다. 과거에는 거듭하여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대중가요의 가사에도 등장했지만, 요즘에 그렇게 현실에서 하면 스토킹범죄로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싫다는데, 그리고 이미 헤어졌는데 바보같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찌질한 못난이로 취급받기 딱입니다. 사랑도 이별도 쿨한 것이 요즘의 사랑방정식입니다.

     

    예전 대중가요 속의 사랑은 사랑이 과장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마치 사랑인 양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오해마저 들게 할 정도로 그 시대는 사랑지상주의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매년 이혼율이 점증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연애도 결혼도 돈이 중요하다는 시각, 즉 타산적인 것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연애의 황금시대인 20대의 실제 연애율이 절반이 채 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사랑에 대하여 냉소적인 것이 우리시대 청춘의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중가요 속의 사랑의 현실은 무척이나 쿨합니다. 취업이 화급한 청춘의 현실인지라 연애는 쿨한 것을 넘어 시큰둥한 것이 청춘의 아픔입니다. 그래서 사랑에 목을 메는 예전 대중가요 속의 현실은 요즘의 시각으로 보자면 그냥 공허하고 맹목이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나를 싫다면 그냥 보내면 되는 것이지 눈을 맞고 청승맞게 눈물을 흘리는가 하는 생각을 이 시대의 청춘 대다수가 생각합니다. 대중가요는 곡의 변천뿐만 아니라 가사에서도 급격한 세태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9-A2R8Nu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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