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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의 절반의 성공 : 김민정 이야기>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2. 2. 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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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인의 소설 광화사에는 절대미를 추구하는 광화사(미친 화가)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를 소재로 그리다가 자신의 육욕을 못 참고 모델인 소경 소녀를 살해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모델인 소경 소녀는, 비록 소경이지만, 세상을 초월한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녔으나 광화사의 육욕으로 그 아름다움을 잃었고 결국 광화사는 그토록 원하던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이 소설처럼, 아름다움이란 찰나의 순간입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한 꺼풀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아역배우들도 어찌 보면 광화사에 등장하는 소경 소녀와 같이 찰나의 귀여움을 가진 존재입니다. 원조 국민여동생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똑순이김민희는 달동네를 통하여 보여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던 모습을 커가면서 잃었습니다. 그저그런 배역으로 청소년기까지는 버텼으나 그 이상 성인배역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홍상수 감독의 연인인 김민희가 먼저 등장합니다. 언론에서 똑순이김민희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미달이김성은도 거의 잊혀졌습니다.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절이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나 홀로 집에케빈맥컬리 컬킨도 이제 영화판에서 찾기가 어렵습니다.

     

    배우란 카메라 앵글 속에서 비춰지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아니 세계인에게 파는 직업입니다. 어려서는 카메라 앵글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아이가 커가면서는 그 모습을 잃어가기에 배우로서의 상품가치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감독이란 배우의 이미지를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한정된 카테고리 안에서 극대화하는 직업입니다. 김동인의 소설 광화사와 대단히 유사합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세월이라는 야속한 악마가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빼앗아가기에, 아역배우가 성인배우로의 성공적인 안착이 그렇게나 어려운 것입니다.

     

    개중에는 강수연이나 손창민처럼 성인배우로서도 대활약을 이어가는 사례도 있지만, 압도적인 다수는 그냥 묻힙니다. 그런데 딱 중간 언저리에서 활약하는 배우도 있습니다. 바로 김민정입니다. 김민정은 아역배우로 부잣집의 귀여운 딸로 딱인 배우였습니다. 고급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간직한 김민정은 서민대중의 딸로 위력을 펼친 똑순이김민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고급스러움은 CF계에서 먹어주는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연기력은 김민희보다 떨어졌지만, CF계에서는 초대박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려서 김민정이 출연한 월드콘CF'에 등장한 김민정의 귀여운 매력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김민정은 요정 그 자체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T35IJeBYIY

     

    그러다가 다른 아역배우처럼 성인배우에서 소멸이라는 갈림길로 접어드나 했는데, 고 박용하가 마지막으로 열연한 작전에서 팜프 파탈로 변신을 했습니다. 섹시하면서도 표독스럽고 독을 품은 장미처럼 아름다움을 간직한 악마와 같은 이미지가 해당 배역이었는데, 김민정은 뭔가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했습니다. 선한 이미지가 배어 있었고, 섹시함이 덜 묻어났기 때문입니다. 극중 배역에서는 화려함을 무기로 오로지 돈을 추구하는 사악한 미녀라야만 제격인데, 김민정의 이미지로는 5%가 부족했습니다.

     

    김민정은 이제 40줄에 접어들었습니다. 귀여움과 발랄함으로 관객을 소구하기에는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멜로물을 소화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도시의 세련된 미시정도로만 배역이 어울립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평생직업이고 퇴직이라는 것도 없지만, 이미지가 고갈된 경우에는 언제든지 퇴출이 되는 냉혹한 직업입니다. 그래도 올드팬의 사랑은 남기에 배우라는 직업은 행복합니다. 고 김추련이 자살하기 전에 쓴 유서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기에 죽는 순간에도 행복하다고 했던 대목이 생각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O9Pha4M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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