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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의 이 노래 : ‘어디쯤 가고 있을까’>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3. 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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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태조 왕건이 죽으면서 훈요십조를 남겼다는 것은 정사에나 있는 것이며, 실제로는 세상이 허무하구나!’라면서 회한을 남겼다는 설이 오히려 실제와 부합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지닌 사람이나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 나름 공평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이란 끊임이 없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려서 코흘리개 시절 그렇게나 다정다감했던 친구들과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습니다. 만남은 곧 이별이라는 불가의 가르침을 누구든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영은 당시에는 흔하지 않는 안경 쓴 가수였습니다. 여자 가수이면서 진한 화장은 물론 화려한 의상과도 거리가 먼 그야말로 담백 그 자체인 가수였습니다. 가수란 자연스럽게 자기 분위기와 맞는 노래를 부르기 마련인데, ‘어디쯤 가고 있을까는 전영의 정체성에 딱 맞는 노래였습니다. 전영은 이 노래의 빅히트 이후에 이 노래의 가사처럼 어디쯤 가고 있는지 소식을 상세히 알리지 않다가 잊혀졌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번안곡와 리메이크곡을 내놓고 재기를 모색했지만, ‘어디쯤 가고 있을까만큼의 임팩트는 없었고, 조용히 은퇴의 길로 갔습니다. 워낙 조용한 가수였는지라 그 이후에 가요무대같은 무대에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를 근 45년 만에 듣다 보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인생사의 단면을 생각하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하여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해어짐은 아름다운 이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로를 저주하고 헐뜯으면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어서 이별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이혼법정에서의 남녀를 보면 저 사람들이 부부가 맞나 싶은 경우가 한둘이 아닙니다. 절친사이라거나 둘도 없는 선후배, 동료, 이웃이 벌인 동업이 행복하게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인생사입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의 가사처럼, 떠날 때 말이 없이 떠나간 사람이 나를 두고 칼날같은 비난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실망감과 인간에 대한 회의로 쓰라린 가슴을 잡았던 순간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입니다. 실은 조용히 말이 없이 떠나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잊고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고마운 것이 아름다운 이별의 참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그리운 것이 사랑이지만, 때로는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이 싫기도 합니다. 외로움에 몸을 부르르 떨다가도 고독함이 주는 안락함이 그립기도 한 것이 사람의 모순적인 본질입니다. 어디쯤에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디에 있는가 관심 자체가 없기도 한 것이 사람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B0V9IJGj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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