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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규의 이 노래 : ‘고향의 강’>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6. 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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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보이라면 누구나 많이 들어봤음직한 팝송, ‘Green, Green Grass of Home’은 고향을 그리는 사형수의 만감이 교차하는 심경을 읊은 노래입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개인차원에서 고향은 푸근하고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고향의 힘은 서양의 경우에도 개인차원을 넘어 정치적 터전이자 자산이 됩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의 권력상실을 다룬 글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닉슨이 낙향했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닉슨이 낙향하자 고향 캘리포니아 주 사람들은 닉슨에게 힘내라(Cheer Up!)’라고 응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닉슨은 그 엄청난 사건에도 불구하고 감옥은 가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바람의 근원이 연고지인 일리노이 주에서 시작된 것은 국민상식입니다.

     

    고향의 힘은 독일이라고 다를 바가 아닙니다. 독일의 통일영웅에서 정치자금 스캔들로 기민당 명예총재직을 사임하면서 권력을 완전히 상실한 헬무트 콜 전 총리를 독일검찰은 구속을 시사하면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습니다. 그러자 콜의 고향 바이에른 주의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발을 했습니다.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이 어디 있냐면서, 콜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이 아닌 이상 정치자금으로 구속까지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강력하게 콜을 두둔했습니다. 고향사람들의 지지와 성원이 힘이 되어서 콜의 정치자금 사건은 그냥 벌금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로 종결되었습니다.

     

    개인주의가 강력한 서양인들도 고향에 대한 애착이 이렇게 강한데, 벼농사문화가 기반인 한국인에게 고향의 의미는 더욱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은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농경문화의 영향 때문에 거주지의 이전이 거의 없는 민족이었습니다. 단군 이래 한반도에 거주한 단군의 후예들은 조선시대의 사민정책이나 6.25와 같은 전쟁이 아니면 주거지의 이전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1960년대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의 물결은 이촌향도라는 사회현상을 낳았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중가요란 대중의 심정을 보듬고 안아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고향시리즈가 1970년대에 폭증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나훈아의 고향역이나 머나 먼 고향등 고향시리즈, 그리고 김상진의 고향이 좋아1970년대 초·중반에 절정을 이룬 고향시리즈는 마치 대중가요의 한 장르처럼 대박을 지속적으로 쳤습니다. 남상규의 고향의 강도 그런 시대적 분위기에서 히트를 한 노래입니다. 남상규는 이 노래 말고도 여러 히트곡이 있지만, 아무래도 고향의 강이 그의 대표곡으로 꼽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우연히 남상규의 고향의 강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다보니 무려 50년 전인 1971년의 영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남상규의 젊은 시절의 멋진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번이고 동영상을 돌려봤습니다. 그런데 문득 동영상 속의 강이 금강휴게소의 금강이라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방면으로 가다가 옥천에서 휴식을 위하여 내리는 금강휴게소의 금강유원지는 한국인이라면 직·간접적으로 안면이 있는 곳입니다. 영상 속의 50년 전의 금강은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실은 백제와 신라의 주민들이 마시고 멱을 감고 논과 밭에 물을 대던 금강도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어제 흐르던 강물과 오늘 흐르는 강물 자체는 다릅니다. 그리고 강의 풍경도 다릅니다. 그러나 금강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듯이 강물은 같습니다. 눈 감으면 떠오르는 마음속에 흐르는 강물도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GVCjl2t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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