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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소년 흰 독수리’의 감상기>
    7080 이야기거리 2022. 6. 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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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친 고기가 언제 어디서나 커 보이고 탐나지는 않습니다. 놓친 고기 나름입니다. ‘태극소년 흰 독수리1979년 여름방학을 맞아 개봉한 만화영화인데, 저는 이 만화영화를 보려다가 끝내 포기했습니다. ‘놓친 고기인 셈입니다. 실은 놓쳤다기 보다는 포기했다고 봐야 하는데, 그 이유는 먼저 본 친구들이 입체만화영화라고 하여 조잡한 색안경을 나눠줘서 그것으로 봤는데 내용이 엉성하다고 입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던 만화영화입니다. 실은 그 무렵은 이미 만화영화 자체가 시큰둥했던 시기였습니다.

     

    그 때 그 시절은 방학을 맞아 만화영화를 개봉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만화영화는 고사하고 어린이드라마도 거의 없는 현실보다 훨씬 나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무튼 근 반세기 가까이 시간이 흘러서 유튜브에 소개된 흐리고 조잡한 화면으로 태극소년 흰 독수리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늙어가는 아재의 눈에는 당연히 엉성한 플롯과 조잡한 캐릭터가 눈에 들어오겠지만, 당시 소년의 시간으로 되돌려도 과연 재미가 있었을까 진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머나 먼 우주에서 온 악당이 한국어에 능통하다는 기적의 플롯과 우주공간은 진공상태이기에 매질이 없는 상황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기초과학지식에도 반하는 상황은 그냥 애교로 봐줄 수 있었습니다. 실은 이러한 과학적 오류는 헐리우드의 간판SF영화인 스타워스에도 일관되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눈으로 보더라도 독수리 5형제의 원작인 과학닌자대 갓챠맨의 변신 외투와 스타징가의 소형 우주선을 표절한 것이 더욱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국뽕의 힘으로 등장하는 단군과 산삼, 그리고 백두산까지 등장하는 이채로운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태극소년 흰 독수리는 당시에도 히트를 하지 못한 괴작 수준이었습니다. ‘입체만화영화라고 요란하게 광고한 것과는 달리 그냥 평범한 만화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았다라는 분노의 반응이 당시 이 만화영화를 감상한 코흘리개를 중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늙어가는 이 시점에 다시금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최율미 아나운서의 아버지인 성우 최낙천, 노인 전문 성우 황일청은 단골손님격으로 등장하여 우주를 연구하는 박사로 등장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만화영화 단골가수인 정여진의 아버지인 작곡가 정민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는 태권브이같은 한국의 만화영화를 보면 무척이나 화가 났습니다. 일본 만화영화를 끊임없이 표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분노 이전에 독창적인 플롯과 메카닉을 지닌 독창적인 만화영화의 제작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표절대마왕으로 오명을 지닌 김청기 감독을 무척이나 욕을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한국에서 만화영화를 제작하려는 사람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맨 땅에 헤딩을 하듯이,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여 독창적인 플롯을 지닌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화를 잘 만드는 헐리우드에서조차도 시나리오 작업에만 1~2년이 걸리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워서 대박이 예상되는 시나리오의 판권을 다투는 소송의 가액이 수십억이 넘는 점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디씨코믹스의 캐릭터를 근 100년 가까이 우려먹는 것은 오리지날 시나리오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입니다. ‘007 카지노 로얄의 영화판권송사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심형래의 용가리를 그렇게나 비난했던 진중권은 정작 자신은 아무런 작품도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늙어가면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을 엄청나게 싫어하는데, 유달리 진중권을 싫어하는 이유가 진중권이 평생 남을 헐뜯고 비난하고 조롱하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나 용가리가 허접하면 진중권 본인이 한번 본보기로 만들면 될 것을 왜 그렇게나 심형래를 비난하기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진중권이 등장하면 그렇게나 미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일본베끼기가 기본인 시절이었습니다. 드라마, 쇼는 물론 학문의 영역에서도 일본베끼기가 만연한 시절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쇼, 드라마는 물론 만화영화 조차도 오리지날 캐릭터와 메카닉을 새로 창작하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스의 캐릭터와 플롯을 짜면서 괜히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를 참조한 것이 아닙니다. 실은 그 어떤 영화의 캐릭터도 완전한 창작은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일정 부분 참조나 모방은 불가피합니다. 하늘 아래 완전하게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 비판입니다. 무식해도 비판은 가능하고 전문지식이 없어도 또한 비판은 가능합니다. 자동차의 원리도 몰라도 쏘나타나 그랜저를 비판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의 원리를 몰라도 아이폰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무엇이 되었든 간에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하고,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합니다. 허접한 만화영화라도 현실에서 만드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태극소년 흰 독수리는 조잡하고 표절냄새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표절일지라도 만화영화작품 자체가 없는 요즘의 아이들보다는 그 시절의 아이들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MmFhl5Ca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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