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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 용문객잔’ 감상기>
    7080 이야기거리 2022. 6. 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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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멀티플렉스가 주춤하지만, 그 이전은 물론 지금도 영화관 하면 국민 대다수는 당연히 멀티플렉스를 연상합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영화의 배급경로를 기준으로 최초로 상영하는 도심지의 개봉관과 그 개봉관에서 쓴 필름을 재활용하여 상영하는 변두리의 동시상영관으로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호금전이라는 전설적인 감독이 만든 용문객잔(龍門客棧)’을 리메이크했음을 표방하는 신 용문객잔(新 龍門客棧)’을 본 것은 신림사거리에 있는 지금은 사라진 어느 동시상영관에서였습니다. 대학 동기이자 지금은 점잖은 고등법원 부장판사인 친구와 시골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친구 도합 세 명이서 머리를 식힌다고 우르르 택시를 잡아타고 신림사거리에 내려서 본 것이 신 용문객잔입니다.

     

    용문객잔이나 신 용문객잔이나 워낙 유명한 영화이기에 인터넷에는 이들에 대한 감상기가 넘칩니다. 그래서 줄거리를 중심으로 한 감상기보다 신 용문객잔자체에 대한 감상을 위주로 언급해 봅니다.

     

    첫째, ‘신 용문객잔출연배우들의 위상입니다. ‘신 용문객잔의 출연배우들의 당시 인기는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극강이었습니다. 서극이라는 감독의 힘도 지분이 있었겠지만, 이러한 배우들을 끌어모은 기저의 힘인 홍콩영화의 시장지배력은 대단했습니다. 실은 당시만 해도 홍콩무협영화는 한국에서 주된 장르의 하나였습니다. 그 실례로 이소룡의 사후에도 사망유희를 제작할 정도로 이소룡의 영향력은 대단했으며, 그 이후에도 성룡, 홍금보, 원표 등의 무협영화, 나아가 주윤발의 액션영화 등 홍콩영화는 국민에게 너무나 친숙해서 마치 한국영화라는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홍콩영화의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고, 배우들의 이름도 생소한 것과 크게 대조됩니다. 지금 그 왕년의 호화배우들 중에서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배우들만 한국에서 존재감이 남았습니다.

     

    둘째, 고색창연한 특수효과입니다. 서극 감독은 촉산을 시작으로 특수효과의 대명사로 1980년대 이후 명성을 쌓았습니다. 무협영화이지만 마치 SF영화를 방불케 하는 특수효과로 한국의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실은 국내 관객들은 물론 해외관객 대다수가 홍콩무협영화는 특수효과를 보는 재미로 봤습니다. 무협소설의 거장 김용은 무협소설의 맛을 과장된 무공을 읽는 재미라 봤는데, 그 과장되고 신기한 무공을 영화화한 것은 시극의 공입니다. 물론 그 이후 헐리우드영화의 CG기술의 급진전으로 서극의 특수효과는 조잡함이 묻어나오기는 했지만, 당시를 기준으로 신 용문객잔의 특수효과는 극강이었습니다.

     

    셋째, 중국에서의 식인풍습입니다. 식인풍습이 신 용문객잔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등장하기에 국내개봉 당시에도 국내 언론은 물론 팬들도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실은 손오공’, ‘수호지등에서도 식인 장면이 등장할 정도로 중국에서의 식인풍습은 오래된 습속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식인풍습은 조선시대 경신대기근과 같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아닌 한 기록 자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의 문화코드에서 식인풍습은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 농경문화가 주축이 된 조선에서는 식인풍습 자체가 없는 것에 반하여 무척이나 야만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신 용문객잔의 감상기 중에서 이러한 식인풍습에 대한 비판적 감상기가 거의 없는 것도 아리송합니다. 동아시아문화를 선도한 중국이지만, 적어도 식인문화는 야만 그 자체입니다.

     

    세상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유로운 사고의 발상이 어려운 억압된 홍콩사회에서 영화산업의 발전은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자국판 국뽕영화만을 만드는 것은 중국 체제의 한계입니다. 그래서인지 신 용문객잔은 자유로운 홍콩시대의 끝무렵에 나온 걸작이 아닌가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XKDdAsI9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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