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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외화 ‘맥가이버’>
    7080 이야기거리 2022. 5. 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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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로케!

     

    언제부터인가 방송국에서 쓰지 않는 말입니다. 그러나 1970년대 방송국은 물론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드라마를 소개하는 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말입니다. 그 의미는 드라마를 야외에서 촬영한다, 또는 드라마 중 야외촬영부분을 의미합니다. 본래 로케란 영어의 location, 즉 위치나 지역을 의미하는 말인데, 일본식 영어인 재플리시로 변용된 것을 쪽팔리게 한국에서 그대로 갖다 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야외로케는 일본어로 野外ロケ(やがいロケロケ, 야가이로케)’가 원조인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로케를 아예 영화라는 전성된 말(어의전성)로도 썼습니다. 아무튼 야외로케는 일본에서 시작된 말로 영화나 드라마를 야외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해외로케(海外ロケ, かいがいロケ, 카이가이로케)’는 당연히 해외에서 찍는 것을 말합니다. 일본어 중 외래어를 표기하는 카타카나의 발음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부득이 줄여서 쓰는 것이 일상적입니다. 가령, 텔레비전을 테레비(テレビ)’로 쓰는 것을 연상하면 됩니다. 이렇게 일본어의 한계 때문에 일본인이 썼던 야외로케라는 것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그냥 쓰던 것이 1980년대까지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요즘에는 야외촬영또는 해외촬영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 이제 각 방송국이 제작하는 드라마 중 야외촬영장면이 있어서 야외로케라고 방송국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당시 드라마의 현실로 돌아가 봅니다. 당시에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대부분의 드라마를 촬영했습니다. 마치 연극무대와 같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드라마를 찍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야외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있다면 여기저기 자랑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드라마제작의 열악한 상황을 야외로케라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멀리 갈 것이 없습니다. 1980년대 인기드라마였던 달동네의 대부분의 장면, 그리고 전원일기의 김 회장 집이나 수사반장의 경찰서 내부 모두 방송국의 스튜디오 세트였습니다.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방송국의 엉성한 세트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열악한 드라마의 퀄리티라도 드라마 외에 다른 즐길거리, 볼거리가 없기에, 울면서 겨자를 먹는 심정으로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의 압도적인 시청률은 역설적으로 당시의 열악한 대중문화인프라를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방송국의 드라마가 열악하기에, 국산드라마의 상위버전인 외화가 대박을 치던 시절이었습니다. 올드보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타잔’, ‘원더우먼’, ‘600만불의 사나이’, ‘소머즈등은 대부분 주말 골든타임에 방영을 했습니다. 그 시대의 엄청난 인기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지금 소수의 마니아를 중심으로 케이블에서, 더군다나 성우의 더빙이 아닌 자막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입니다.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 들어서 칼라TV가 보급되자 시청자들이 방송국에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흑백TV시절에는 그럭저럭 넘어가던 상황이었지만, 확연하게 방송국세트에서의 촬영은 보는 말이 떨어집니다. 드라마도 나름 리얼리티가 있어야 보는 맛이 있는 것인데, 엉성한 세트에서의 촬영은 몰입도는 고사하고 실소를 자아내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1980년대부터 야외촬영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야외촬영 등 드라마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자 외화의 인기는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거의 마지막으로 외화의 인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 바로 맥가이버입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로 시작하는 배한성의 느끼한 멘트를 입힌 맥가이버의 활약장면이 시작되는 대사에서 시청자들은 1970년대 원더우먼이나 ‘600만불의 사나이를 볼 때의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총기사고가 빈발하자 이에 대한 반발의 취지로 탄생한 맥가이버는 외화에서 남발되는 잔인한 장면이 확실히 적었기도 했지만, 배한성이 맥가이버로 완벽하게 빙의해서 마치 한국 드라마라는 인상마저 주었습니다. ‘맥가이버가 등장했던 시기는 실은 외화, 그리고 성우의 인기가 시들했던 과도기였습니다.

     

    그 이전인 1970년대만 하더라도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명화극장등 외화가 주말의 안방극장을 점령했고, 외화더빙을 전담하는 성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시기였습니다. ‘맥가이버는 외화의 인기에 재점화를 했습니다. 맨손으로 그 어떤 악당들도 제압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시청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얼마나 맥가이버가 인기였냐면, 극중 맥가이버가 했던 머리스타일이 국내에서 유행하여 맥가이버 스타일머리가 유행하기도 했으며, 극중 맥가이버가 전천후로 활용했던 다용도 칼을 맥가이버 칼로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당시에 외화가 몇 편 방영이 되었지만, ‘맥가이버의 인기에는 비할 바가 못되었습니다. 맥가이버로 분한 리차드 딘 앤더슨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꾸준히 등장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 외화 주인공으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맥가이버가 마지막이 아니었나 합니다. 지금도 맥가이버 ost'를 들으면 감회가 새로울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0LiNj5e7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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