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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징가제트와 태권브이>
    7080 이야기거리 2020. 11. 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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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를 표절한 것이 아니라는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있었다. 판사들은 자신의 확신으로 직업상 양심을 갖고 판결을 했다고 변명을 하겠지만, 국민정서법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다. 태권브이를 만든 김청기 감독마저 사실상 표절을 인정했는데, 표절이 아니라는 것은 해도 너무한 것이었다.

     

    그러나 태권브이가 당당하게 극장에 걸렸던 1976년 당시의 어린이팬들은 태권브이가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그래서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랑 싸우면 태권도로 격파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당시 한국의 어린이들도 요즘과 마찬가지로 국뽕에 가득찼다. 태권도가 세계제일의 무술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태권도를 능수능란하게 하는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따위는 제압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당시 어린이들은 누구나 태권브이를 조종하는 훈이, 그리고 영희가 되고 싶었다. 악당을 무찌르고 한국의 국위를 선양하고 세계를 구하려고 젖먹던 힘까지 보태려고 했다. 당시 어린이라면 밤하늘의 별처럼 물었고 또 대답했던 말이 있다.

     

    - 태권브이랑 마징가제트랑 싸우면 누가 이겨?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태권브이를 목을 놓아 응원을 했다. 그러나 반골기질이 가득했던 나는 마징가제트를 응원했다. 남들이 태권브이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니까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겨서 그냥 마징가제트를 응원했다. 솔직히 당시에는 표절이니 뭐니 잘 몰랐다. 둘 다 한국 것으로 알았다. 나중에 마징가제트가 일본의 나가이 고가 만든 것임을 알았을 때,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아무튼 당시에는 마징가제트의 둔탁한 생김새와 로케트주먹으로 악당로봇을 때려부수는 장면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이제 극장에서 방학특선으로 어린이 만화영화를 개봉하는 경우가 없다. '겨울왕국'의 공전의 히트에도 한국의 만화영화는 꿈도 꾸지 못한다. 이제 어린이들도 국산만화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 만화영화의 왕국 일본도 예전같은 괴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마징가제트나 태권브이를 말하면 그냥 아재, 할재 정도로만 인정을 해달라는 엉뚱한 세상이 되었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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