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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수의 이 노래 : ‘기쁜 우리 사랑은’>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2.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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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학창시절에 이태백의 한시를 배웁니다. 그런데 이태백의 기발한 발상과 세상을 초연한 신선과 같은 풍모가 그려지는 시상의 전개는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괜히 그를 시선(詩仙)이라 호칭한 것이 아닙니다. 이태백의 한시는 걸작의 연속이지만, 그 중에서 딱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바로 이 산중문답(山中問答)의 이 구절입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무수한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준 구절이기도 합니다.

     

    問余何事棲碧山 (왜 푸른 산에 사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 (웃을 뿐 답은 안 해도 마음은 저절로 한가하구나)

     

    왜 사냐는 질문은 살아 있는 한, 푸른 산, 즉 자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살아도 받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사람이 왜 사는가는 철학자뿐만 아니라 범부(凡夫)도 물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명쾌하게 답변을 하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삶이란 생존하고 있는 상태이며 존재와 목적을 꼬집어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죽을 것이지만, 사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고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문 중의 우문이 왜 사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태백은 그냥 웃는다는 표현은 가장 정답에 근접한 답변입니다. 인생의 도를 깨달은 선각자의 답변입니다.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시구에도 이태백의 발상이 묻어있습니다. 이 시구의 의미를 현실의 고난을 겪어도 초탈하려는 역설적 의지라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고해(苦海)로 묘사되는 인생은 웃을 수 있는 상황보다 고난이, 게다가 연속되는, 더 많습니다. 석가모니가 살던 시대는 물론 현대에도 인간에게는 고난이 익숙합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이 삶의 현장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것을 아는 고등동물입니다. 비극으로 끝날 바로 그 인생에서 희로애락을 겪는 모순적 존재가 인간입니다. 특히 기쁨을 느끼는 것은 모순의 극한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꿋꿋이 살아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ia3M5Y_gUs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은 사랑이 담긴 연가(戀歌)이면서도 삶의 철학까지 담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대목에 그것이 뚜렷합니다. 사랑을 말하기 꺼려지는 상황임에도 과감하게 사랑한다고 말을 하라고 점잖게 타이릅니다. 그 이유는 사는 게 웃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사는 것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인데, 사랑을 하는 것은 더욱 기쁜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인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서게 되고 타인에 대한 이해가 충실해집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저절로 시인처럼 감성이 풍부해집니다. 나의 뜨거운 사랑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은 언제나 긍정적일 수는 없지만, 그것을 말하는 자체가 기쁘고 즐거운 추억일 수 있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굴레를 잊을 수 있는 특효약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우리는 흔히 말하죠

    다음에 다음 기회에

    자신이 없는 마음에

    말하고 싶을 때에도

    사는 게 웃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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