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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선의 이 노래 : ‘산사람’>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2. 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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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산은 있습니다. 심지어 분지 지형인 대전에서도 야산 수준인 보문산과 식장산이 있으며, 같은 분지 지형인 대구에서도 팔공산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든지 한국에서 자라면서 산을 보게 됩니다. 산을 보면 오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본능차원이라면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호기심의 영역이라면 누구든지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에 가면 맑은 공기와 산이 주는 포근함이 있습니다. 물론 곤충과 오르기까지의 고단함이라는 복병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렇게나 흔한 산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대중가요 자체가 인간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창작곡이라는 점을 반영하더라도 이렇게나 흔한 산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가 없다는 것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입니다. 이정선은 산을 소재로 한 것도 모자라 무려 산사람’, 즉 산이 좋아서 산에 미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대중가요를 불렀습니다. ‘산사람이라는 말은 저절로 자연으로 돌아 간 사람, 속세를 떠나 자연에 동화한 사람 등의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물론 산사람의 가사에도 그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정 깊은 산이 좋아서

    하루 또 하루 지나도 산에서 사네

    늙어서도 산이 좋아라

    말없이 정다운 친구

    온 산에 하얗게 눈이 내린 날

    나는 나는 산이 될테야

    나는 나는 산이 될테야

     

    https://www.youtube.com/watch?v=XIbFEL3RIrQ

     

    가사 그 어디를 보더라도 유행가스러운면이 없습니다. 세상을 초탈한 도인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내용만이 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가 저절로 떠오릅니다. 자연에 동화되어 살고자 했던 인물은 밤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그리고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실존했습니다. 그러나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희망했던 인물들보다는 속세에서 희로애락을 누리려는 군상들이 대부분인만큼 대중가요의 소재로는 부적절합니다. 실은 그 이유로 대중가요의 소재로 산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소재만 탈대중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정선의 창법도 대중가요처럼 감정을 듬뿍 실어서 부르지 않는 창법입니다. 과거 나는 가수다가 흥행몰이를 할 무렵에 나가수창법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가수들 간의 노래경연이기에, 감정을 극대화시킨 샤우팅창법으로 일관하는 나가수창법을 은연 중에 비판한 신조어였습니다. 대중에게 감정적 호소를 위하여 지나치게 감정폭발을 남발하는 창법은 뭔가 부담스럽습니다. 감정을 폭발하는지 아니면 악을 쓰는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노래는 듣기 편해야 하는데, 부담감이 가득합니다. 실은 하이톤의 고성이 묻어야만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 자체가 부적절합니다. 노래는 개성의 영역이며,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정선의 산사람은 노래의 소재부터 창법, 그리고 가수의 취향까지 모두 독불장군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호불호를 떠나서 이렇게 개성만점의 노래, 그리고 가수가 존재할 수 있는 다양성의 영역이 대중예술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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