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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원의 이 노래 : ‘제주도 푸른 밤’>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1. 1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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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시절에 면암 최익현의 유한라산기(遊漢拏山記)를 배웠습니다. 이 글이 씌어진 시기는 지금부터 150년이 채 되지 않았던 때인데, 그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한라산 정상에 선녀가 노닌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선녀라는 말 자체가 허황된 말이지만, 최익현이 활동했던 고종시대만 하더라도 선녀니 옥황상제니 하는 존재를 소박한 백성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도 제주도의 경관 자체는 엄청나게 수려했다는 최익현의 감탄은 변함이 없습니다. 실은 그것은 제주도의 영원한 가치이자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이야 청주공항이 생겨서 대전에서 제주도를 가기가 쉬워졌지만, 예전에는 목포까지 차를 타고 뱃길로 가거나 광주까지 차로 이동한 후에 비행기편으로 제주도로 가야 했기에, 제주도여행을 두고 해외여행이라는 우스갯소리가 1980년대까지 대전에서는 일상적으로 통용되었습니다. 실은 노태우 정부시절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되기까지 내륙도시 대전에서 합법적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바로 제주도여행이었습니다. 제주도를 감상한 분들은 한결같이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제주도를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던 계기는 제가 대학생시절에 발표된 바로 이 노래, 최성원의 제주도 푸른 밤입니다. 배경음으로 제주도의 파도소리부터 산뜻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기가 막힌 명곡이라는 느낌이 짜르르 흘렀습니다. 1980년대를 관통했던 들국화신화를 만든 최성원의 역작이라는 환호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래 하나만으로 제주도의 풍광을 담을 수 있다는 그 능력이 대단합니다. 얼마나 많이 이 노래를 들었는지 모릅니다. 명곡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기에, 이 노래는 최성원의 후배가수들이 무수히 리메이크를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원곡가수인 최성원 버전을 최고로 꼽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vQSwav-OSs

     

    이 노래의 영향인지 제주도살이가 열풍이 일었습니다. 이효리의 방송으로 더 뜨거워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도 제주도는 육지인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행지로서의 제주도와 거주지로서의 제주도는 전혀 별개였습니다. 거주지로서의 제주도는 차츰 외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관광지로서의 제주도도 바가지 제주라는 낙인을 받았습니다.

     

    제주도는 제조공장이 없기에 육지에서 운송하려면 당연히 운임이 부가되어서 물가가 비싸다고 항변하지만, 제주도산 갈치부터 해산물이 비싼 것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중국인이 해안절경에 마구잡이로 숙박시설을 축조하여 경관을 훼손한 후유증으로 제주도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주도는 바가지와 중국인이라는 두 단어가 연상될 정도로 육지인에게 인상이 고약합니다. 제주도를 갈 바에야 차라리 동남아를 간다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수려한 해안절벽과 푸른 파도가 그리워서 제주도를 찾았다가 바가지와 쏼라거리는 중국어에 짜증이 잔뜩 묻은 채로 씩씩거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중국인의 방문을 막을 수야 없겠지만, 고질적인 바가지에 뿔이 난 시민들에게는 최성원의 명곡 제주도 푸른 밤의 감동이 반감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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