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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만불의 사나이, 그리고 성우 양지운>
    7080 이야기거리 2024. 3. 3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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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 ~ 80년대 교과서에서는 한국을 개발도상국또는 중진국으로 불렀습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모든 교과서에서는 ‘OECD 가입국또는 선진국이라 부릅니다. 당장 선진국으로 오랜 기간 군림한 일본이나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나 영국과 비교해도 가처분소득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 선진국으로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은 이제 전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에 속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국민 전체적으로 소득은 증가했어도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공중파방송국이 그렇습니다.

     

    당시 한국은 가난한 나라였지만 경제학상의 과점인 공중파방송국은 돈이 넘치는 기업이었고, 역설적으로 부자 나라가 된 한국에서 공중파방송국은 갈수록 적자가 누적되거나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신세입니다. 그 이유는 광고시장입니다. 인터넷, 유튜브, 종편 등 다양한 광고플랫폼이 있는 지금 공중파는 과점체제가 아니기에 광고유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공중파방송국은 과점의 등을 업고 슈퍼갑의 지위에 있었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기업은 고가의 광고료를 주면서도 공중파방송국에 굽신거려야 했습니다. 물론 KBS는 시청료가 있어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의 공중파방송국은 돈을 원없이 썼습니다. 전속탤런트, 전속성우, 전속코미디언, 전속합창단, 전속무용단, 전속악단 등 전속시리즈가 넘쳤습니다. 하다못해 경비도 정규직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의 외화는 대부분 전속성우가 더빙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은 가난했기에 큰맘 먹고 극장에 가는 경우가 아닌 한, 주말의 외화와 TV외화시리즈에 목을 멜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같이 외화나 TV외화시리즈가 존재감이 없는 상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전속성우는 얼떨결에(?) 전속배우에 못지 않게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 이전에 국산드라마보다 퀄리티가 높은 TV외화시리즈가 큰 인기를 누린 것은 당연한 전제입니다.

     

    MBC타잔과 그 전담성우 고 김현직, 같은 방송의 소머즈의 주희는 오랜 기간 더빙의 대상인 소머즈에 못지않게 인기를 누렸습니다. 같은 방송의 맥가이버가 나중에 인기를 누렸을 때, 전담성우인 배한성이 마치 자신이 맥가이버가 된 것으로 착각이 든다는 너스레를 떨 정도였습니다. KBS콜롬보의 전담성우 최응찬은 얼마나 인기가 뜨거웠는지 그가 작고했을 때, KBS콜롬보의 특집방송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TBC‘600만불의 사나이는 양지운이 마치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처럼 인기를 누렸습니다. 양지운은 방송에서 본인이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가 어째 목소리가 600만불의 사나이와 똑같다.’는 말을 했다고 배꼽을 잡았습니다. 어디가나 ‘600만불의 사나이가 주위에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을 들었다고 술회하였습니다. 실은 전담성우는 이런 에피소드를 대부분 갖고 있었습니다. ‘동물의 왕국나레이션을 했던 고 이완호는 주위에서 TV를 켜고 동물의 왕국을 틀었나, 하고 의아해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1kwHvEN3Lo

     

    양지운은 그 이전에도 스타성우였지만,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600만불의 사나이의 전담성우로 활동을 했던 까닭에 더욱 인기가 뜨거웠습니다. 그 인기를 업고 후일 홈런출발 양용(양지운의 본명)입니다!’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조선왕조 500의 나레이션을 맡기도 했습니다. 물론 각종 CM의 멘트를 맡아서 쏠쏠한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배한성과 더불어 양지운은 성우의 라이벌로 등극했습니다.

     

    당시 성우의 역할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라디오드라마의 배우, 그리고 만화와 외화의 더빙이었는데, 라디오드라마는 축소되거나 폐지되었고, 만화는 축소되거나 케이블방송으로 넘어갔으며 외화는 더빙을 하지 않기에, 성우의 활동공간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전속탤런트제도가 폐지된 상황과 맞물려 갈수록 방송국의 광고시장이 악화되었기에, 급기야 전속성우제도 자체도 폐지되었습니다. 지금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는 성우 자체를 아예 뽑지 않고 있습니다.

     

    현란한 CG가 사실성을 극대화하는 요즘 외화와 비교하면 1970년대의 ‘600만불의 사나이는 초라합니다. 실은 엉성하고 조잡합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 나름 특수효과로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양지운의 맛깔나는 더빙으로 국민은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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