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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튜니티 시리즈>
    7080 이야기거리 2024. 5. 26.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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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초까지 남자아이들에게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딱지가 있었습니다. 접는 네모난 딱지와 구분하기 위하여 동그란 딱지로 불렸는데, 전자는 집에서 달력, 공책 등의 종이로 접는 것이었고, 후자는 문방구에서 파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남자아이들에게는 전자든 후자든 딱지가 많은 것이 우쭈쭈 자랑거리인 시대였습니다. 동그란 딱지는 인쇄된 종이에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주로 등장했는데, 아무래도 남자아이의 놀이다보니 로봇이나 그 조종수인 소재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들장미 소녀 캔디요술공주 새리등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없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그 비중이 적었습니다.

     

    가끔은 타잔’, ‘육백만불의 사나이’, ‘원더우먼등 외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외화가 인기가 있다는 방증이었습니다. 다만, 외화 중에서 압도적으로 외국방송국이 제작한 TV드라마시리즈가 많았고 극장상영영화는 그 비중이 작았습니다. 극장상영영화 중에서 스타워즈가 대표적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스타워즈가 만화의 소재가 된 것이 이채로웠습니다. 그런데 TV주말영화에서 방영된 영화가 딱지의 소재로 등장하여 어린이들의 인기를 반영한 것이 있으니, 그 영화가 바로 튜니티 시리즈입니다. 전편을 흐르는 코믹한 내용, 그리고 거렁뱅이 행색이면서도 귀신같은 총솜씨로 악당을 제압하는 등 만화 주인공같은 플롯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PEia8Cl5Q

     

     

    딱지의 소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튜니티 시리즈의 인기를 체감할 수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던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튜니티 시리즈가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재방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TV주말영화는 단발성 방영이 보통이었습니다. 외화의 시청자층이 한정되어 있기에, 시청률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튜니티 시리즈는 재방영이 되었습니다. 인기가 폭발했다는 증거입니다. 당시 서부영화라 불리는 외화장르가 있을 정도로 총잡이들의 서부영화가 만개했음에도 튜니티 시리즈의 인기는 독보적이었습니다. 본래 튜니티 시리즈가 극장용영화였기에 극장에서도 대박, TV에서도 대박이라는 쌍권총을 쏜 셈입니다.

     

    튜니티 시리즈3편이 제작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인기를 누린 대목은 1편인 내 이름은 튜니티에서 맨 처음 장면입니다. 아직까지도 유튜브에서 튜니티 먹방이라는 제목으로 뒤늦은 인기를 누리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패러디요리영상도 수두룩합니다. 거렁뱅이 튜니티가 허름한 식당에서 걸신들린 듯한 식사장면, 그리고 번개같은 총솜씨로 악당을 제압하는 두 개의 장면은 방영당시에도 인기의 끝판왕이었습니다. 당시 서부영화는 요즘 말로 엄근진주인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서부영화는 귀신같은 총솜씨의 총잡이가 마치 무협지처럼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코미디는 거의 개입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도 개리 쿠퍼, 리 반 클립, 존 웨인, 버트 랭카스터,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일생의 대부분을 정통극만을 찍은 배우들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전형적인 B급영화로 플롯부터, 촬영, 그리고 셋트까지 모두 뭔가 엉성하고 조잡한 느낌이 물씬 납니다. 그러나 그렇게 B급영화의 감성이 물씬 베어있기에, 역설적으로 인기가 폭발했던 요인이었습니다. B급영화와 관련하여 블록버스터 영화로 천문학적 돈을 번 스필버그와 루카스 두 감독이 똑같이 했던 인상적인 멘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영화의 다양성입니다. 블록버스터만 인기를 누린다면 영화의 자양분이 소멸하고, 향후에는 영화산업이 공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상식차원에서도 공감이 가는 대목입니다. 영화의 제작기법이 극대화된 현재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헐리우드에서도 제작의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실은 한국의 공중파방송국도 이제는 일일연속극이나 아침드라마와 같이 당연히(?) 제작했던 관행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드라마슬롯이 발생해도 후속제작이 없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사극은 거의 사멸지경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튜니티 시리즈와 같은 B급영화의 감성을 관객이 느낄 수 없습니다. 실은 제작의 엄두도 못냅니다. 그 와중에 그때 그 시절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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