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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영화, 새벽의 7인(Operation Daybreak)>
    7080 이야기거리 2024. 8. 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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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시·도에서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980년대까지 관행적으로 대전의 각급 중고에서 행해졌던 것 중의 하나가 시험이 끝난 후 단관극장애서 상영하는 영화의 단체관람이었습니다. 주로 반공영화나 전쟁영화를 대상으로 검정색 교복(영화 ‘친구’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이 우르르 모여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물론 단체관람이기에 입장료는 저렴했습니다.

     

    나바론의 요새, 7인의 새벽, 레이더스, 페세이지, 촉산, 슈퍼맨, 킬링필드, 유보트

     

    대충 기억이 나는 것이 이 정도입니다. 왜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게 했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유명한 영화를 꽤나 많이 감상했습니다. 간혹 성인영화로 스리슬쩍 빠지는 친구들도 있고, 음악감상실이나 술집 또는 당구장으로 빠지는 친구들도 물론 있었지만, 대다수는 싼맛에 극장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로 꾹 눌러참고 봤습니다. ‘7인의 새벽’도 학생용 단체관람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서 당시 개봉관으로 상영관이던 대전 아카데미극장에서 장기상연을 했습니다. 당시 극장은 시내 중심가의 개봉관과 그 개봉관에서 뽕을 뽑고 난 후에 변두리로 필름을 돌려서 상영했던 동시상영관으로 대별되었습니다.

     

    ‘7인의 새벽’은 제작연도 자체는 1975년이었지만, 대전에서 상영된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당연히 동시상영관으로 이동하였고, 앵콜상연이라는 이름으로 개봉관에서 다시 상연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뜨거웠던 영화입니다. 나중에 비디오로도 다시 봤고, TV에서 방영할 때도 다시 봤습니다. 왜 이렇게 이 영화에 꽂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권총으로 자살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인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처자식을 핑계로 주인공을 배신하는 놈이 미워서 영화를 볼 때마다 분기가 탱천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ddsPzPyu5o

     

     

    ‘새벽의 7인’은 영화 내내 긴장감이 흐릅니다. 그러는 와중에 체코에 주둔한 독일군 사령관의 암살과정에서 암 걸리는 상황에 무척이나 당혹감을 느낍니다. 특히 표적(독일군 사령관)을 자동차 면전에서 기관단총을 겨눴는데 격발이 되지 않는 그 황당한 상황, 기차 안의 표적을 조준경으로 조준했는데 다른 기차가 교행하여 실패하는 불운 등 암 걸리는 상황이 당혹을 넘어 무척이나 짜증이 납니다. 그러나 그 짜증은 곧 이어지는 긴박한 상황에 묻힙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이 가득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탄창이 옆으로 설치된 기관단총의 이름이 영국제 스탠이라는 것은 무려 20년이 넘어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이 자살할 때 사용한 권총이 독일제 권총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겨울에 차가운 물에 잠기면서 얼마나 추웠을까, 그리고 동료의 배신에 얼마나 치를 떨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감정이 볼 때마다 반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배신자가 나중에는 처형되었다는 자막이 왜 그렇게 통쾌한지!

     

    ‘새벽의 7인’은 그 시절 전쟁영화의 고질병인 리얼리티의 부족, 즉 총을 쏘기만 하면 스쳐도 스르르 죽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열중해서 보다가 확 깨는 순간을 맞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의 전편에 이어집니다. 독일군의 발자국소리와 교회 종의 청각적 효과가 긴박감을 확대재생산합니다. 두 주인공의 비극을 알면서도 기도하는 심정으로 두 주인공의 생환을 비원하는 제 자신을 볼 때마다 느끼곤 했습니다. 극장에서, TV에서, 그리고 비디오 및 유튜브에서 반복해서 보더라도 맛이 새로운 영화입니다. 그리고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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