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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자(김씨네)부터 삼프티까지>7080 이야기거리 2024. 9. 14. 21:22728x90반응형
예전에 TV를 틀기만 하면 나오고, 라디오를 켜기만 하면 들리던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가 있었습니다. 춤동작으로 엉덩이를 치는 무척이나 독특한 동작으로 유명했던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는 엄청나게 뜨거웠던 인기 덕분에 각종 가요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속곡의 표절시비로 어느 멤버의 자해소동까지 발생했고, 인기는 급속하게 식었습니다. 보컬을 담당하던 여성 멤버는 후유증으로 탈퇴를 하고 연기자로의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 멤버는 룰라의 인기의 후광을 못내 버릴 수가 없어서 조잡하게 ‘김지현(룰라)’라는 무척이나 굴욕적인 이름으로 에로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물론 누구나 예상했듯이 철저하게 망했습니다.
그룹가수와 그 구성멤버의 인지도와 인기는 항상 비례한다거나 일치한다는 공식은 없습니다. 가령, ‘핑클’의 ‘이효리’는 후자와 전자의 인기와 지명도 모두 임팩트가 강한 경우입니다. ‘송골매’의 ‘구창모’부터 ‘HOT’의 ‘문희준’과 ‘강타’, ‘신화’의 ‘전진’과 ‘에릭’도 마찬가지입니다. ‘잭슨 파이브’의 ‘마이클 잭슨’은 후자가 월등한 경우입니다. ‘왬’의 ‘조지 마이클’도 그렇습니다. 반면, ‘룰라’의 ‘김지현’은 전자가 압도적인 경우입니다. 김지현은 룰라의 후광을 등에 업고 싶어서 괄호까지 동원하여 배우로서의 도약을 시도했지만, 처참하게 몰락했습니다.
그룹에서 멤버가 독립하는 경우는 그 멤버의 존재감과 인기도가 월등한 경우입니다. ‘그룹’이 받는 돈을 독립한 멤버가 ‘솔로’로 새출발을 하면 독식할 수 있기에,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솔로독립의 시도는 끊임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그룹의 방패막이로 지위를 유지하는 멤버는 사실상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입니다. 2인조 ‘왬’의 앤드류 리즐리는 그래서 조지 마이클의 탈퇴로 빛의 속도로 잊혀졌습니다. 하늘을 찌르던 인기를 누렸던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는 탈퇴 이후에 존재감은 현저히 약해졌습니다. 김지현과 마찬가지로 제시카는 소녀시대의 후광을 업고 싶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물론 전 소속사의 반응은 싸늘하기 마련입니다.
연예인의 운명은 인지도 내지 유명도에서 갈리기 마련입니다. 인지도가 있기에 거액의 개런티를 안겨 주는 것이지, 인지도가 없다면 그저 인물이 수려한 청년에 불과한 것이 연예인의 본질이자 숙명입니다. 인지도가 있기에 몸값이 오른 것이지 임영웅이라는 청년 자체는 인기의 유무에 관계없이 생명체로서는 동일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은 자명한 명제입니다. 연예인이 그렇게나 ‘뜨고 싶은’ 이유는 이것으로 설명이 종결됩니다.
2030세대는 이름 자체를 거의 모르는 ‘김씨네’라는 듀엣 부부가수가 있었습니다. ‘터질거예요’라는 번안곡으로 주말버라이어티쇼에 종종 출연할 정도로 지명도와 인기 모두 상급의 부부가수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부부가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면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대중들은 ‘김씨네’ 부부의 이름까지는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하기에 굳이 각자의 이름을 알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렇게나 금슬이 좋아보이던 부부는 이혼을 하고 각자 활동을 했습니다. 아내였던 김동자는 ‘김씨네’라면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김동자’는 생소해하는 상황이 당혹스러웠습니다. 솔로활동을 하면서 이혼의 상처가 내내 베어나는 ‘김씨네’ 타이틀을 슬며시 쓰면서 ‘김동자(김씨네)’라는 굴욕적인 타이틀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은 김동자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당연히 김동자는 재기가 어려웠습니다.
X-Japan의 ‘Endless Rain’을 표절했다는 시비를 받았지만, 나름 인기를 누렸던 ‘녹색지대’의 멤버 권선국은 솔로로 독립하자 대중들이 ‘녹색지대’는 알아도 ‘권선국’은 거의 모른다는 사실에 좌절했습니다. 나중에 재결합을 했어도 대중들은 이미 ‘녹색지대’ 자체가 소구력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그놈의 인지도가 뭐길래!
최근에 ‘피프티피프티’의 전 멤버 3인, 이른바 ‘삼프티’는 인지도의 비애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큐피드’라는 노래, 그리고 ‘피프티피프티’라는 그룹의 이름은 알아도 각 멤버들의 이름은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삼프티는 그렇게나 피프티피프티가 싫다고 송사까지 벌였지만, 슬그머니 전 소속 그룹의 이름을 차용했습니다. 그러나 생난리를 쳤던 전력이 있던지라 전 소속사는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새출발을 한다고 선포는 했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그룹가수에 있어서 그룹 자체의 지명도와 소속 멤버의 지명도는 이렇게 역사적으로도 묘한 함수관계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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