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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필의 이 노래 : ‘킬리만자로의 표범’>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12. 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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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도입부분의 나레이션입니다. 1985년 발표시점부터 이 노래 전체 가사를 무던히도 외워보려고 했지만, 딱 이 부분만 외울 수 있고 도무지 진도가 나지 않는 징글징글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사람 심리 중에는 승부욕이라는 묘한 심리가 있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도전하려는 의지가 뜨거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나레이션의 완주는 실패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6G2HOYhSww

     

     

    하다가 중지하면 아니함만 못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뭐라도 건지기 마련입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가사 중 이 대목을 외우고 읊어대다가, 나중에는 사냥을 해서 생고기도 잘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당시에는 하이에나는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닌다고 알았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표범의 생태입니다. ‘동물의 왕국등 동물다큐가 주로 아프리카를 다루기에, 표범은 열대성동물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추위에도 나름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또한 눈표범 등 표범의 아종 중에서 한 대에서 서식하는 종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표범은 한국에서도 많이 서식을 했고, 호환(虎患)의 실제는 표범이 다수였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 때문인지 동물의 왕국에서 표범이 나오면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톰슨가젤의 목을 물어 죽였던 표범이 사자에게 똑같이 목을 물려 죽는 장면이 왜 그리도 짠한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제 노래로 돌아옵니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가사가 단순히 표범의 생태만을 그린 것이 아님은 나레이션이 아닌 가사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독한 작중 화자의 심리를 킬리만자로를 홀로 오르는 표범으로 비유한 것이 바로 등장합니다. 호모 소키에타스, 즉 사회적 존재가 인간의 본질이라고들 말합니다. 그 반면에 고독한 군중이라는 책이 있듯이, 정작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생은 참으로 외롭다는 것은 누구나 절절히 느낍니다. 혼자만의 시간에서 강제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의 법칙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즐겁다는 분이 있지만, 언제까지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불가피하게 타인과 교류를 해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교류 속에서 좌절과 분노,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코스모스 속에서 카오스가 존재합니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공자의 논어의 맨 처음 문장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생의 본질은 고독이라면서도 타인의 시선이 두렵다고 느끼는 모순적 존재가 인간입니다. 그 모순은 모순적으로 발현됩니다. 고독하다면서 불평을 하다가도 타인이 자기를 주목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낀다면서 화를 내지만, 정작 타인의 시선을 받으면 부담을 느낀다고 불만을 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장자는 인간의 모순적 속성을 일찍이 갈파했습니다. 누우면 서고 싶고, 서면 앉고 싶으며, 앉으면 서고 싶은 것이 인간의 속성이라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닥치는 근원적 문제인 고독을 적확하게 묘사한 곡이라는 평을 꾸준히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의문이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표범이라는 육식동물은 끊임없이 사냥을 해야 하는 존재로서, 생존능력이 떨어지면 그 자신이 사냥의 대상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자, 표점, 하이에나 모두 육식동물이지만 그 자신들도 늙고 병들면 사냥감이 됩니다. 아프리카에는 뼈만 남은 사자, 표범의 사체가 즐비합니다. 포식자가 곧 피식자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세계와 같은 사회안전망이 없습니다. 그냥 원시상태입니다. 고독사한 사체라도 장례식을 치러주는 인간의 세계가 그나마 만물의 영장이라는 타이틀의 가치가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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