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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구멍가게와 호빵찜통>
    7080 이야기거리 2020. 11. 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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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밤장수와 더불어 겨울의 상징인 호빵의 찜통(일부에서는 '호빵가습기'라 부르는데 가습기의 본래적 기능과 맞지 않아 '호빵찜통'이 맞는 표현이라 본다)이 이제 거의 사라졌다. 몇년 전까지는 그나마 일부 편의점에서 전기 호빵찜통이 남아있었는데, 가성비 때문인지 완전히 사라졌다. 70년대 동네 구멍가게마다 겨울이면 등장하는 것이 호빵찜통이었다,

    호빵찜통은 연탄불로 물을 넣은 솥에 호빵을 얹어서 온도와 습기를 유지하는 장치였다. 물론 외부는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막아서 일체형으로 만들었다. 연탄으로 계속하여 데우기 때문인지 호빵은 나름 비쌌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기에 호호 불어가면서 먹는 호빵은 겨울 한철이라는 계절수요, 그리고 호빵찜통의 유지비 등의 이유로 제법 비쌌다. 그러나 비싸기에 더욱 맛이 좋았다. 바나나가 귀했을 때는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도 그렇게 맛이 있더니 수입이 대량으로 늘면서 가격이 폭락하면서 맛은 그냥 그런 수준으로 변한 것과 대강 비슷하다.

    그러나 이제 하루종일 전기료와 인건비 등을 감당하면서까지 호빵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호빵찜통을 설치할 구멍가게가 사라졌으며, 편의점에서도 호빵찜통을 유지할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가정마다 구비한 전자레인지가 있는데, 굳이 외부에서 따끈한 찐빵을 먹을 이유가 없다.

    겨울이면 펑펑 내리는 눈발 속에서 호빵찜통에서 하얀 수증기를 내뿜으면서 지나가는 손님을 당당하게 호객하는 동네 찐빵찜통의 추억은 이제 아련한 기억너머에만 존재한다. 겨울을 막아내는 듯한 강렬한 기세의 호빵찜통은 먼 기억 속에서만 소환이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2DadLmmPd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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