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성룡의 ‘취권’, 그 전설의 시작>
    7080 인물 2021. 5. 30. 20:51
    728x90
    반응형

     

    나는 너무 재밌어서 두 번이나 봤다!”

    쨔샤 겨우 두 번이냐? 나는 네 번이나 봤다!”

     

    이 대화는 1979년 성룡의 취권이 개봉되고 난 후에 제 주위에서 실제로 있었던 대화의 한 장면입니다. 물론 전국적으로도 취권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사어(死語)가 되었지만, 당시는 요즘 단관극장이라 불리는 극장은 크게 개봉관동시상영관으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개봉관에서는 인기영화는 장기상영을 하고, 비인기영화는 조기종영을 하였는데, ‘취권은 개봉관에서도 장기상영한 영화였고, 동시상영관에서도 장기상영한 진기한 기록을 가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였습니다.

     

    유튜브에서 취권은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취권자체는 들판에서 성룡이 무예도 연마하고 악당역으로 분한 황정리와 대결을 하는 장면이 클라이막스 장면으로 등장하는 그야말로 저예산 B급영화입니다. 21세기 영화의 전매특허인 CG는 그만두고 영화세트장 그 어디에서도 고액의 장치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의상비가 세트건설비용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B급 감성이 물씬 나는 영화입니다.

     

    당시에도 슈퍼맨과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있었고, 엄청난 엑스트라를 동원한 헐리우드 대작이 꽤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취권은 흥행이 폭발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이소룡의 사망이후 무술영화에 대한 갈증이 누적되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는 검객영화이기에 이와 다른 이소룡과 같은 대스타가 출연하는 무술영화에 대한 갈증이 취권에 대한 열기로 이어졌습니다. 둘째는 이소룡의 정통 무술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코믹무술이라는 새로운 트랜드가 도입되었다는 점입니다. 성룡은 코믹무술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들고 나타나서 이소룡의 대체자가 아닌 성룡 자신이 새로운 상품이라는 점을 국내 팬들에게 어필을 하였고, 그것이 대박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투쟁본능이 있습니다. 생명체로서 사람의 투쟁본능은 호랑이나 사자와 진배없이 모든 사람의 DNA에 고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주먹활극을 하지 않더라도 영화를 통하여 투쟁본능을 발산하거나 태권도, 쿵푸, 주짓수, 그리고 복싱이나 레슬링 또는 MMA(Mixed Martial Arts, 종합격투기) 등을 시청하면서 투쟁본능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은 어찌보면 본능의 발산일 수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직접 각종 무예를 연마하거나 대련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전쟁영화나 람보나 존 윅 등의 액션영화도 광의로 보면 그 일환입니다. 서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영화나 전쟁영화와는 달리 생김새가 유사한 동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묘한 동질감을 자아내기에, 기본적으로 동양인이 주인공인 무술영화는 흥행의 근원적인 요소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몸을 가누지 못함에도 초절정의 무술초식이 등장하여 악당을 제압한다는 발상은 지금 생각해도 기발합니다. 비틀거리면서도 악당에게 정확한 일격을 가하여 제압한다는 플롯은 그 통쾌함을 배가시킵니다. ‘취권은 복수극이라는 무협지 고유의 플롯을 지니고 있습니다. 절대비급을 초야에 묻힌 무술고수로부터 악당에게 배신을 당하여 와신상담을 하면서 익히면서 화끈한 복수를 한다는 무협지의 상투적인 플롯을 지녔으면서도 취권이 지닌 매력은 그 수단이 술을 매개로한 취권이라는 점과 취권을 섭렵한 주인공이 코믹액션으로 끊임이 없이 웃음을 자아낸다는 오락의 요소를 배가시킨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취권을 오늘 날 MMA의 시대라는 관점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서효동(徐曉冬, 쉬샤오동)을 언급하지 않아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취권의 예비동작은 비현실적입니다. 악당과 목숨을 건 대결을 하는데, 영화처럼 취권의 품새를 그대로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쿵푸의 절대고수들의 실전대결에서 그렇게 예비동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불필요합니다. 호풍환우를 하거나 축지법을 쓰고, 장풍을 날리면서 상대방의 혈을 제압하는 초절정의 무술고수가 등장하여 MMA의 고수를 제압하는 장면은 현실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모두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취권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입니다. MMA와 비교하면서 굳이 깍아내릴 이유는 없습니다. 실전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를 빼고 그냥 영화로만 즐겨도 충분합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nS5sQVS2WM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