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이야기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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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리고 ‘센터를 서다.’>7080 이야기거리 2024. 9. 16. 13:38
일제강점기의 재사(才士)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은 한 마디로, 이광수 개인 차원에서는 이미 개조가 되었으니, 조선의 인민도 개조되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족개조론’의 내용상 비판점 외에도 문장 속에서 쓰이는 고루하고 생격한 한자어투의 문장부터 과연 이광수가 ‘개조’된 상태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자신도 ‘바담 풍’ 하면서, 남에게 ‘바담 풍’이 아닌 ‘바람 풍’을 하라는 모순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개조론’ 곳곳에 담긴 기회주의에 격노한 당대의 지식인들이 그 이후에 결성된 ‘기회주의 배격’이라는 모토가 중심이 된 ‘신간회’ 설립의 계기가 된 것도 역시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요즘 인터넷 댓글을 보면, 2030세대들의 5060세대들, 특히 586세대들에 대한 공격이 마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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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자(김씨네)부터 삼프티까지>7080 이야기거리 2024. 9. 14. 21:22
예전에 TV를 틀기만 하면 나오고, 라디오를 켜기만 하면 들리던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가 있었습니다. 춤동작으로 엉덩이를 치는 무척이나 독특한 동작으로 유명했던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는 엄청나게 뜨거웠던 인기 덕분에 각종 가요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속곡의 표절시비로 어느 멤버의 자해소동까지 발생했고, 인기는 급속하게 식었습니다. 보컬을 담당하던 여성 멤버는 후유증으로 탈퇴를 하고 연기자로의 출발을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 멤버는 룰라의 인기의 후광을 못내 버릴 수가 없어서 조잡하게 ‘김지현(룰라)’라는 무척이나 굴욕적인 이름으로 에로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물론 누구나 예상했듯이 철저하게 망했습니다. 그룹가수와 그 구성멤버의 인지도와 인기는 항상 비례한다거나 일치한다는 공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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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동요 ‘꽁당보리밥’>7080 이야기거리 2024. 9. 7. 19:14
인종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은 ‘빨리빨리’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것은 1960년대부터 2024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조변석개’라는 단점과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장점을 아울러 지닙니다. 어떤 사회적 현상이 일방적으로 불합리하거나 합리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빨리빨리’ 문화가 급속한 산업화와 고도성장, 그리고 선진한국의 토대였다는 것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장점입니다. ‘빨리빨리’ 문화의 이면은 한국인의 근면성과 아울러 성취의지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사회 전체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기에, 과거를 쉽게 잊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 삐삐, 씨티폰, 그리고 P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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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공작원 소머즈의 추억>7080 이야기거리 2024. 9. 6. 09:09
요즘 길거리를 다녀보면 외국인이 무척이나 많아졌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러나 1970년대만 하더라도 외국인, 그 중에서도 백인은 한국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시절은 외국인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당위를 학교에서 가르치던 시대라서 금발의 서양인을 어쩌다가 만나기라도 하면 상냥하게 손을 흔들거나 웃어주는 것이 미덕인 시대였습니다. 그 시절에 한국인이 백인에게 우호적이었던 이유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았던 시기였기에, 미국, 정확히는 금발백인에 우호적이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금발백인은 외모적으로도 동양인에 비하여 우월한 점이 있다는 것은 은연중이라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늘씬한 키에 조각같은 외모, 그리고 파란 눈 등 동양인에 비하여 월등한 외모라는 것이 황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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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펜슬 이야기>7080 이야기거리 2024. 8. 16. 10:37
요즘 군대는 어쩐지 모르겠습니다만, 1990년대를 전후해서까지도 장교는 ‘병과’, 그리고 사병은 ‘주특기’라 부르는 병종(兵種)의 구분이 있었습니다. 장교의 병종 구분을 ‘보병’, ‘포병’ 등으로 구분한 것에 비하여, 사병의 주특기는 100(‘일빵빵’으로 불렸으며, 전투병), 900(‘구빵빵’으로 불렸으며, 행정병) 등 숫자로 표기하여 구분하였습니다. 장교나 사병이나 행정 쪽은 내근직이었기에, 상대적으로 편한 보직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행정 쪽에서 극악의 난이도가 있던 분야가 있었으니, 그것은 수작업으로 만드는 각종 괘도와 양식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엑셀과 워드프로세서로 거의 모든 서류작업이 전산화가 가능하지만, 1990년초까지만 하더라도 괘도는 행정병 중에서 차트병이라 불리는 사병이 일일이 수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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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새벽의 7인(Operation Daybreak)>7080 이야기거리 2024. 8. 2. 22:26
다른 시·도에서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980년대까지 관행적으로 대전의 각급 중고에서 행해졌던 것 중의 하나가 시험이 끝난 후 단관극장애서 상영하는 영화의 단체관람이었습니다. 주로 반공영화나 전쟁영화를 대상으로 검정색 교복(영화 ‘친구’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이 우르르 모여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물론 단체관람이기에 입장료는 저렴했습니다. 나바론의 요새, 7인의 새벽, 레이더스, 페세이지, 촉산, 슈퍼맨, 킬링필드, 유보트 대충 기억이 나는 것이 이 정도입니다. 왜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게 했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유명한 영화를 꽤나 많이 감상했습니다. 간혹 성인영화로 스리슬쩍 빠지는 친구들도 있고, 음악감상실이나 술집 또는 당구장으로 빠지는 친구들도 물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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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의 추억>7080 이야기거리 2024. 7. 20. 13:15
포니(pony)를 네이버 영한사전에서 검색하면 다음의 결과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니라는 브랜드의 운동화도 더불어 구할 수 있습니다. 딱 여기까지만 알고 있다면 그는 올드보이가 아닙니다. 수출에 진심인 1970년대까지 연상한다면 진정 올드보이가 맞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 포니란 아련한 향수, 그리고 격동의 시대를 상징하는 자동차 이름입니다. 그리고 정주영 현대창업주, ‘포니 정’이라는 애칭이 붙은 정세영 형제의 피와 눈물을 상징하는 자동차 이름이기도 합니다. pony미국식 [ˈpoʊni], 영국식 [ˈpəʊni]1, 조랑말 (→Shetland pony)2, 25파운드 가난의 질곡에서 고통을 받던 1970년대 한국경제는 자동차와 조선, 그리고 제철에서 도약했습니다. 바로 그 자동차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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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그 시절의 소묘>7080 이야기거리 2024. 7. 8. 14:05
영화의 품격은 리얼리티에 있습니다. 리얼리티는 리얼리즘과는 다른 차원의 영화의 가치이며,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에게 선사하는 선물이자 예의입니다. 그 유명한 헐리우드의 레전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고증에 철저하고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락영화로 명성을 쌓은 스필버그 감독이지만, 그 오락영화에도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베이스로 한 것이 그의 필모그래프입니다. 스필버그 감독에 그칠 것이 아닙니다. 긴박한 전투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블랙호크 다운’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광기어린 리얼리티에 대한 형상화나 ‘히트’에서 거리 총격전의 생생한 현장감을 마이클 만 감독의 리얼리티에 대한 집착, 그리고 ‘존 윅’에서 실제 장전총알수 그대로 탄창교체 장면을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