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이야기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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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팔이 몰락을 반기는 칼럼에 대한 소감>7080 이야기거리 2024. 3. 1. 11:55
인터넷기사를 보다가 ‘성공팔이’를 비판하는 다음의 칼럼을 정독했습니다. 일단 이 칼럼의 내용은 오래전부터 처세술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확립했던 지난 날은 물론 현재의 시각과 대동소이해서 신기했습니다. 실은 1980년대를 강타했던 처세술 서적과 그 비판과 데칼코마니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살이 자체가 정답이 없는데, 성공하는 처세술이 있다거나 성공의 공식이 있다고 단언하는 주장은 그 자체가 오류입니다. 성공팔이의 원조격인 처세술(しょせいじゅつ, 處世術(일본식 한자약어로 処世術))은 1970년대 일본에서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종신고용제가 일상화된 일본에서 처세술로 승진으로 나아가는 길을 설명하는 처세술 서적이 일본에서 붐을 이뤘습니다. 경기가 나쁠 때 더 잘되는 업종이 있다. 저가 상품 시장이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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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교과서 속의 외국인>7080 이야기거리 2024. 3. 1. 04:48
패션과 예술의 도시로 명성이 높은 프랑스 파리를 막상 보고 난 일부 일본인들에게 실제 그들의 눈에 비친 파리의 실체는 도로에 널부러진 개의 배설물, 쓰레기범벅이 된 지하철과 거리, 그리고 악취가 밴 지하철이라는 일련의 불편한 진실 때문에 환상이 깨져서 발생한 적응장애를 파리증후군이라 합니다. 파리증후군의 근본적인 원인은 동양인의 서양인에 대한 동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에게도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각국은 선진국이라는 당위 수준의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리증후군은 실은 한국인에게도 해당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현실적인 환상을 심어준 것이 1970년대까지(실은 1980년대까지) 교과서에 심어준 영향이 큽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구분 자체는 아직도 존재하지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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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천사 꽃분이’를 아시나요?>7080 이야기거리 2024. 1. 31. 14:37
‘저출산’이 맞냐, 아니면 ‘저출생’이 맞냐는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요즘에는 거의 사어수준으로 잊혀진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유(영)아사망률’이라는 단어입니다. 유아사망률은 과거 1980년대 각급 학교의 교과서에서 사용이 될 정도로 일상적인 단어였습니다. 유아사망률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지표로 당시에 많이 쓰였습니다. 대문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의 여주인공 캐더린이 아이를 낳다가 사산을 하고 산모 자신도 사망하는 스토리가 있을 정도로 유아사망 자체는 실은 20세기 초중반까지 인류에게는 악몽과 같은 현실이었습니다. 보건의료와 위생의 개선이 비로소 세계 각국의 높은 유아사망률을 낮췄습니다. 그 이후로는 선후진국을 가르는 바로미터까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아사망률이 높았던 시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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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과 호빵>7080 이야기거리 2024. 1. 29. 11:32
다음 유튜브 동영상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TV에 방영되었던 CF입니다. 조용원과 이연수 등 당대의 톱스타가 메인모델로 출연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톱스타가 모델이라는 것은 당연히 해당 상품이 히트상품이라는 방증입니다. 고액의 모델을 기용한다는 것은 그 비용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호빵 자체는 요즘에도 겨울이면 꾸준히 출시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과거 1970년대에는 연탄불로 호빵을 데우던 찜통이 사라졌습니다. 구멍가게 앞에서 자리잡고 뽀얀 김을 내뱉으면서 지나가던 꼬마손님을 유혹하던 바로 그 찜통이 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e2SfVguIKw 사라진 것은 호빵찜통뿐만이 아닙니다. 호빵의 라이벌이었던 군고구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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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7080 이야기거리 2024. 1. 27. 11:45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아이스크림은 해태! 아이스크림은 해태! 1970년대의 CF는 당연히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지금은 흔한 아파트광고, 스포츠브랜드광고, 이온음료광고 등이 없었습니다. 그 시대의 산업을 반영하여 식품, 약품, 재벌기업 의류광고가 대세였습니다. 약품이라고 해봐야 신약이 아닌 복제약 정도에 불과했고, 물론 정식 복제허가를 받았는지는 오리무중이지만, 그 마저도 소화제도 진통제, 아니면 파스 등 상비약 수준의 약품에 그쳤습니다. 당시 한국의 경제 수준에 비추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소비재 중심의 광고시장이 주류였습니다. 아무튼 제과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와 해태는 그 시절에는 광고시장에서도 엄청난 라이벌이었습니다. 과장하자면, 해태 광고 다음에 롯데 광고, 아니면 롯데 광고 다음에 해태 광고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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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가게와 비디오방>7080 이야기거리 2024. 1. 20. 02:50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생전에 자주 했던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주영 자신은 신문대학이라는 대학을 졸업한 대졸자라는 말입니다. 신문대학은 정주영 성공신화의 레토릭입니다. 소학교 출신으로 현대그룹이라는 함대를 이끌려면 세상의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에 광고를 포함한 신문의 구석구석을 독파했으며, 이것이 현대그룹을 일군 힘의 원천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저녁 9시 뉴스도 꼭 비디오로 녹화하여 꼼꼼히 시청했노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세상을 모르고서는 기업을 온전하게 경영할 수 없다는 그의 경영지론이 현실화한 것입니다. 기업경영은 언제나 현실의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정주영 회장이 환생한다면 손으로 신문지를 넘길 필요도 없고, VTR단추를 눌러서 녹화예약을 할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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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핫도그 이만수>7080 이야기거리 2023. 12. 24. 16:26
지금도 발간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래전에 많은 학생들이 수험서로 봤던 영어교재가 ‘성문종합영어’였습니다. 물론 저도 애독자였습니다. 그 성문종합영어의 맨 앞장은 ‘명사’ 파트였습니다. 당시 명사를 해설하는 대목에서 ‘집합명사’를 예로 들은 단어가 ‘a dog’와 ‘the dogs’였습니다. 개라는 집합명사는 단수로도 복수로도 개라는 동물 전체를 표시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당시 애용되었던 에센스 영한사전에서 ‘dog’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다가 ‘hot dog’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핫도그는 먹는 핫도그 외에 다음과 같이 사람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 네이버 영영사전에서도 그대로 나옵니다. a person (such as an athlete) who performs o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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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왕, 오일룡, 그리고 최병서>7080 이야기거리 2023. 11. 25. 19:10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복싱종목에서 한국은 전 체급 석권이라는 위업을 쌓았습니다. 일부 체급에서 편파판정 시비가 있기는 했지만, 한국 복싱의 위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복싱은 아마, 프로를 불문하고 국민스포츠였다는 사실 자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복싱의 인기는 실은 1980년대 초반에 절정을 이뤘습니다. 1982년에 출범한 프로야구가 복싱의 인기를 잠식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 시절은 한국선수가 세계챔피언이 되자마자 전두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가 생중계될 정도로 복싱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라고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 홍수환이 세계챔피언이 되면서 그의 모친과 통화하면서 했던 말, ‘엄마! 나 챔피언 먹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