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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이인의 비애, 그리고 강민경>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1. 7. 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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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영화를 보는 것도 인생의 일부이므로, 당연히 영화를 보면서도 갖가지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번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영화가 너무나 후져서 즉시 나갈까 아니면 본전생각이 나서 꾹 눌러참고 다보고 나갈까 진지하게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1989년의 일이었는데, 그 영화가 당시 절정이었던 박남정의 인기를 업고 졸속으로 만들었던 거의 괴작에 가까웠던 영화로서 그 제목이 새앙쥐 상륙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박남정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배우가 강민경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가수가 뜨면 그의 이름을 업고 졸속으로 영화를 만드는 그런 시절의 끝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막에 등장한 강민경의 이름은 뜬금없이 하제니였습니다. 강민경은 주연급은 아니었지만, 주조연급으로 출발한 호랑이 선생님부터 CF에서도 간간히 등장한 인물로서 나름 지명도는 있는 배우였습니다. 아무튼 강민경이 단독주연의 욕심이 있었는지 그런 졸작인지 괴작인지 아스트랄한 영화에 왜 나왔는지 아리송했습니다. 당시를 기준으로도 박남정의 외모는 대학생으로 보기에는 노숙했고, 더군다나 강민경은 박남정보다 근 10년 연하자였습니다. 출발부터 미스매치였습니다.

     

    아무튼 강민경은 특유의 귀엽고 앙증스러운 외모로 인기가 꽤나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강민경의 배역은 주조연급이 한계였습니다. 실은 강민경같은 외모로는 단독주연으로는 아무래도 카리스마가 떨어집니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장희빈을 대표로 하는 강한 이미지가 있거나 구미호를 대표로 하는 표독스러움을 갖춘 미모, 그리고 이지적이고 성숙한 미모 등이 있어야 어필이 되는 여배우의 전형입니다. 역대 여배우를 돌아봐도 단지 귀여움만으로 배우커리어를 정상으로 이끈 여배우는 거의 없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입니다. 제작진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캐스팅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강민경은 카메라 앵글에 비치는 이미지로는 딱 주조연급이 한계인 배우였습니다. 그리고 순간적인 빛이 나는 귀여운 이미지는 딱 CF의 주연으로 제격인 배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강민경은 드라마의 주연을 꿰차지 못하고 오렌지 나라라는 에로스러운 영화에도 출연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자신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주연이라는 유혹이 달콤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그냥 싸늘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또래의 심은하나 고소영이 승승장구할 때 그냥 시청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배우에게는 쓰라린 긴 침묵과 대중의 기억단자 속에서의 소멸을 겪었습니다.

     

    마침내 까마득한 동명이인의 후배 연예인의 인기에 눌려서 강민경을 검색하면 아예 가수 강민경만 보이는 엄청난 굴욕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주조연급 배우였고, CF에서는 먹히는 미모였는데 강민경 본인으로서는 차가운 굴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민경은 귀여운 외모로 주로 부잣집 딸과 같은 고정적인 이미지로만 대중의 기억에, 더군다나 주로 아재의 기억에, 고정되었는데, 새롭게 배우의 커리어를 쌓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특히나 연기력이 발군이라는 인상도 없었기에 자신의 캐릭터를 새로 구축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같은 아재는 꾸준히 강민경을 지켜봤고 지금도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아닌 자연인으로도 훌륭한 인생을 기원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By1MHvlTSU&list=PLU9D1v6nioF-6iCjGPyxHGj_GCaxmKt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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