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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리나 이야기>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1. 1. 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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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은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이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날은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대전에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당시 언론에서 사회고발영화라고 제법 기사화가 되었던 영화였는데, 여주인공에 대하여 꽤나 주목을 했다. 그냥 별 생각이 없이 봤다. 영화를 보다가 그냥 푹 자는 경우가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관객을 푹 재우는 영화였다. 물론 그 와중에 여주인공의 서구적인 미모는 눈에 들어왔다.

     

    강리나는 그렇게 알게 되었다. 당시 강리나는 성인영화쪽에 특화된 일명 에로영화 전문배우로 알려졌다. 특히 배금택 화백의 변금련뎐으로 그러한 인상을 강하게 굳혔다. 당시에 나는 강리나라는 배우는 애마부인의 여주인공 안소영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생각했다. 안소영은 큰 가슴을 내세우면서 육체파배우라는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여주인공이라는 타이틀로 보자면 미모는 그냥 그런 수준이었다. 연기도 썩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무엇보다도 풍기는 이미지가 고급스럽지는 않았다. 김동인 원작의 KBS드라마 젊은 그들을 통하여 나름 변신할 기회를 잡았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정도였다.

     

    그에 비하여 강리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었다. 체형도 늘씬하니 서구적인 마스크가 강점이었다. 연기는 안소영에 비하여 크게 나을 바는 없었지만, 고급스러운 세련된 이미지가 풍기는 마스크 하나만으로 인기가 제법 뜨거웠다. 강리나는 영화판을 나름 뜨겁게 달궜는데, 연극무대로도 진출을 하여 연기를 선보였다. 당시 사촌 여동생이 강리나를 실물로 보고나서는 눈이 부실 정도로 예뻐서 뚫어지도록 봤다고 했다.

     

    당시 국산영화의 제작수준이 무척이나 열악한 현실이었기에, 한국 영화사에서 역대급으로 이국적이고도 수려한 외모의 강리나였지만 출연작은 그저그런 수준이었다. 그래서인지 강리나라는 배우 자체에 대하여는 호감이 충만했지만, 일부러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 당시는 헐리우드 직배영화가 퀄리티와 흥행 모두 방화를 능가했던 시기였다. 고양이상의 이국적인 마스크의 강리나는 꾸준히 영화에 등장했지만, 그냥 그런 상태로 강리나 출연 영화는 꾸준히 안보면서 세월은 흘렀다.

     

    어느 날인가부터 강리나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배우에게 영화는 마약과 같아서 끊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영화를 끊었나 아리송했다. 화가로 변신하여 전시회를 연다는 기사를 신문 구석에서 봤다. 라이트팬이지만, 강리나의 팬이었기에 갈까말까를 고민하다 귀찮아서 그냥 포기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서 강리나가 어렵게 홀어머니와 산다는 기사를 봤다. 보태줄 것도 아니면서 강리나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을 했다. 잘 살았으면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네이버 검색어에 강리나가 뜨기에 식겁했다. 네이버 실검에 뜨면 주로 죽는 연예인이기 때문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뉴스검색을 했다. 오랜만에 방송출연이라는 뉴스이기에 안심을 했다. 자칭 강리나의 팬이라지만, 영화를 꾸준히 본 적도 없고 보탬을 준 적도 없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강리나가 살아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간만에 강리나의 미모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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