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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카멜레온 박원숙>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0. 11. 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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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를 호령했던 ABBA의 히트곡 중에서 ‘winner takes all'이라는 곡이 있다. 리듬은 서정적인데, 그 내용은 냉혹하다. 세상에 1등은 하나인데, 그가 모든 것을 가진다니 반발감마저 든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래된 영화의 주인공만을 기억한다고 한다. 실제로 주연배우가 아니면 잘 기억을 못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기억력이다.

     

     

    그러나 1등만을 위하여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꼴찌도 먹고 살 길이 어딘가에는 있다. 세상은 나름 공평하다. 주연배우만 존재하는 영화란 있을 수 없다. 조연이 있고, 단역이 있어서 영화는 완성품이 된다. 그리고 영화 속의 주연보다 조연이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경우가 많고, 현실 속에서 조연이 주연보다 잘 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세상은 더욱 공평한 측면이 있다.

     

     

    박원숙은 1970년대 초에 데뷔를 했다. 연기인생이 50년이다. 그러나 박원숙은 연기력에서 단 한번도 의심을 받은 적이 없다. 초기에 박원숙은 국민 밉상역으로 호연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멋진 주연을 하고 싶다. 그러나 주연의 자리는 정해져 있다. 박원숙은 주연급 마스크는 아니다. 박원숙은 주조연, 조연에 특화된 배우다.

     

     

    박원숙은 사극부터 현대물까지 어느 역할이든 척척 해냈다. 왕의 총애를 시기하는 상궁전문배우로 국민의 밉상을 받다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현대물의 악덕 시어머니로 또한 국민 밉상을 받기도 했다. 교활한 사기꾼으로 분하여 수갑을 차고 수사반장을 종횡무진 활약을 하다가는 시골의 순박한 아낙으로 분하는 능청을 보여줬다. 재벌가의 냉혹한 사모님으로 분하여 돈자랑을 하면서 또다시 국민밉상이 되었다가, 소박한 서민의 애환을 그리는 한지붕 세가족의 서민아낙을 보여줬다.

     

     

    이쯤 되면 인간 카멜레온으로 불려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드라마의 꽃은 주연이기에 화려한 조명을 거의 받지를 못했다. 연말의 각종 연기상에서 박원숙의 이름은 거의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사람들의 입에서 박원숙을 타박하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빼어난 연기력 덕분이다. 원래 잘하면 눈에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는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박원숙은 그의 이름 원숙처럼 나이를 들면서 원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젊어서는 거의 보여주지 못했던 정숙한 사모님으로 변신을 하기도 했다. 특유의 하이톤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를 낮게 깔고 조용한 톤으로 중후한 리더로 변신을 하기도 했다. 늙으면 외모가 추레해지는데, 박원숙은 나이를 먹으면서 연기인생이 더욱 원숙해지는 괴력을 보인다. 박원숙은 천생 연기자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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