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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룡과 ‘취권’시대>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9. 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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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제(These, ) - 안티테제(Antihese, ) - 진테제(Synthese, )

     

    굳이 헤겔을 언급하지 않아도 인생살이가 유전(流轉)하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고급스럽게 --합의 원리라는 변증법이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음지가 양지가 되고 밝음이 어두움이 되기에 인생살이는 나름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전, 즉 변증법적 전개는 당연히 연예계의 생리에도 적용이 됩니다. 무협영화에도 적용이 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출발은 이소룡입니다. 1970년초에 이소룡이 죽기 전까지 무협영화의 대세는 이소룡이었습니다. 그 이전의 외팔이 시리즈는 동북아 정도만 먹어주는 무협물이었습니다. 정통무협은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소룡은 현대물로도 정통무협의 아이콘으로 등극했습니다. ‘아뵤오!’하는 이소룡의 기합은 관객을 휘어감았습니다.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코를 매만지면서 매서운 눈매와 전광석화같은 권법, 그리고 허공을 가르는 쌍절곤은 이소룡시대를 상징했습니다. 이소룡이라는 거물의 퇴장은 무협영화의 공백을 초래했습니다. 이소룡의 공백이 너무나 크기에 이소룡이 찍다 만 짜투리필름으로 사망유희라는 영화를 찍을 정도로 무협영화에 대한 갈증이 심했습니다.

     

    기존의 영웅의 퇴장은 새로운 영웅의 등장이 필연적입니다. 그리고 그 영웅의 등장은 변증법의 원리를 따르기 마련입니다. 엄숙하고 진지한 무협영화라는 이소룡의 무협영화문법을 근본적으로 바꿨던 것이 성룡의 코믹무협이라는 새로운 무협영화문법이었습니다. 성룡은 무협영화문법을 새롭게 창조했습니다. 실은 고전적인 무협물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소룡스타일을 또다른 이소룡스타일로 갈음하는 것은 뭔가 부족한 소구력입니다.

     

    그 출발은 취권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악당을 제압한다는 기상천외의 발상에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이소룡처럼 절대적인 실력이 아니기에, 악당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게다가 비틀거리기까지 하면서도, 악당을 제압하는 발상에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코믹무협이라는 장르는 그 이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성룡이 독보적이었습니다. 하다못해 무협지에서도 주인공은 과묵하고 초절정의 초식을 행사하는 검객이 기본입니다. 그 절대공식을 성룡이 깬 것입니다. 물론 정통무협의 길은 그 이후 이연걸이 등장하여 황비홍이후 전성기를 맞았지만, 성룡과는 다른 유형의 무협영화를 개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룡의 코믹무협은 1990년대 이후 변신을 하게 됩니다. 실은 취권과 그 아류의 코믹무협은 그 이후에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취권자체의 허접함에 기인합니다. 이소룡 이후 정통무협을 갈망하는 관객을 소구하는 기획으로 잠시나마 싸구려 셋트장, 그리고 들판과 야산에서 엉성한 카메라워킹으로 촬영한 취권류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CG로 중무장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막강함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취권류는 B급영화라고 평가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입니다. 그래서 잠깐의 눈요기는 가능하지만, 롱런은 애당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성룡 스스로도 홍콩을 떠났습니다. 이제 성룡은 헐리우드배우입니다. 그리고 헐리우드형 액션으로 나름 정착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통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아니고 별미 수준으로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성룡의 트레이드 마크인 쿵푸 자체도 MMA 등으로 무장한 실전무술의 시대에는 무용지물임을 만천하에 들통이 난 상황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냉정한 상황도 취권류의 몰락을 재촉했습니다. 복고풍이라는 사람의 본능적인 취향 내지 호소력이 있음에도 취권류의 부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은 실전무술시대라는 21세기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튜브에 쉬샤동이 정통무술인을 간단하게 제압하는 동영상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쿵푸고수를 보려고 영화관에 가는 관객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입니다.

     

    그래도 1970년대후반부터 1980년대를 휘감은 성룡의 코믹액션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Yfc2TLR0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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