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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희의 이 노래 : ‘봄이 오는 길’>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1. 10. 2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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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든지 그렇겠지만, 특정한 노래와 직·간접적으로 개인사가 연결되기 마련입니다. 이 노래는 제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학창시절에 푹 빠졌던 애착이 가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마력에 맛을 들인 계기는 1970년대 ‘이부제수업(이부제수업을 알면 그냥 아재인증입니다)’ 중 오후반 수업을 들으러 가다가 길거리 전파사(전파사도 추억의 단어입니다)의 스피커에서 들리는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부르는 산뜻한 노래를 들으면서입니다. 두말할 필요없이 바로 그 노래가 ‘봄이 오는 길’입니다.

    맑은 목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을 듣다보면 그냥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탁 트이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노래 자체도 무척이나 잘 만든 곡인데다가, 영혼이 맑아지는 목소리를 지닌 박인희가 불러서 ‘봄이 오는 길’은 듣자마자 빠져버리는 마력이 있는 노래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반복적이고 중독적인 컴퓨터음향으로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면,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은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를 입은 쉽고 따라부르기 쉬운 곡조가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려 40년을 넘게 들었어도 도무지 질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명곡입니다.  

    박인희는 1981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 노래 자체는 1990년초까지 봄이 되면 봄의 정령처럼 라디오에서 들렸습니다. 물론 이정선의 ‘봄’과 어금지금 비슷하게 들렸지만, 이정선의 허스키가 깔린 소리와는 달리 청아하고 맑은 박인희의 목소리는 귀를 즐겁게 해줬습니다. 1970~80년대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해마다 봄이 되면 이 두 노래가 번갈아가면서 라디오에서 들렸던 것을 떠올릴 것입니다. 오랜 기간 라디오에서 들렸다는 말은 오랜 기간 시민의 사랑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유행가는 글자 그대로 유행이 지나면 그냥 잊혀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오랜 생명력을 갖기 어려운 것이 유행가의 숙명입니다.

    2021년 가을에 왜 봄 노래를 꺼내는가 의아한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갑자기 추위가 엄습하면서 가을이 깊어지자 어깃장을 내보자는 심정도 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돌위주의 노래가 대세가 되다보니 아이돌의 노래가 랩이 깔린 리듬위주로 구성되어서 도무지 가사를 알 수 없다는 반발감이 생겨서입니다. 사람의 취향이야 제각각이고 시대의 흐름을 따르기 마련이기에, 어느 것이 낫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그나마 대중이 유행가를 따라부를 수는 있었지만,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부르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물론 아이돌의 노래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2021년 가을에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을 듣자니 이 노래를 들으면서 오후반 수업을 듣던 제가 이제 늙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1970년대의 노래는 발라드곡에도 트로트를 입혔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확실히 그 시절은 댄스곡이나 발라드곡에도 트로트의 영혼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닫는 것은 당시 노래의 가사가 요즘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봄이 오는 길’의 가사 중에 몇 년 전까지 잘못 알았던 가사가 있었는데, 그것은 ‘조붓한’이라는 단어입니다. 수십 년간 ‘오붓한’으로 알고 있었던 가사가 ‘조붓한’이 맞았던 것입니다. ‘조붓한’은 21세기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미 고인이 되신 박완서 작가가 소설에서 쓴 단어였습니다. 가사에서도 역시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노래가 멋진 곡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조붓하다
    약간 좁은 듯하다. ¶ (산문) 나는 맨 처음 났던 그 조붓한 땅에 딱 하나만 남기고 분꽃을 전부 뽑아버려야 했다. <유년의 꽃>
    <박완서 소설어사전>

    https://www.youtube.com/watch?v=qwEL65Kd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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