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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애리의 이 노래 : ‘얘야, 시집가거라’>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1. 11. 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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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가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딱 들어맞는 노래가 바로 이 ‘얘야, 시집가거라’입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것은 1976년이고 발표된 것은 1977년인데, 이 시절만 해도 남녀불문 20대에는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여자는 고졸만 되도 시집갈 준비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고, ‘신부수업’을 한다는 말이 당시에는 자연스러웠던 시절입니다. 물론 30대만 되도 노총각이니 노처녀니 하는 말이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왜 시집, 장가를 가지 않냐는 한국 특유의 오지랖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연장자라면 괜히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시집을 가라, 장가를 가라는 훈장질이 연장자의 특권으로 통용(!)되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취업을 해라, 자식을 더 낳아라는 등 요즘에는 ‘꼰대’라는 욕설을 부르는 훈장질이 자연스러운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나이를 더 먹었다고 지식이 더 많은 것이 아님은 물론 인생의 지혜가 더 많은 것도 아님에도 어른들의 훈장질이 가르침(!)으로 여겨지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돈이 중요한 요소임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부잣집 맞며느리감’이 당시에 일종의 덕담이자 희망사항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는데, 지금도 돈이 없으면 남녀불문 결혼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으면 셋방살이라도 감수하고 결혼을 감행했던 당시보다 돈에 대한 당사자의 욕구가 더 강해져서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일상화된 것이 요즘의 세태인 것을 보면, 갈수록 결혼 자체가 힘들어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정식 결혼 자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애리의 ‘얘야, 시집가거라’가 더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서양에서는 이혼을 하나의 재테크로 여기는 악습이 진척이 되어서 정식결혼보다 동거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초식남이라 불리는 비혼의 관행이 사회문제로 비화되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결혼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 주로 행해지는 것이 사실이며, 비혼의 확산은 이제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정애리가 시원시원하게 구성진 목소리로 ‘얘야, 시집가거라’를 부를 때는 결혼이 요즘과 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이제 결혼 자체가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으니 참으로 세상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정애리는 배우 정애리와 서로 누가 더 인기가 있는가 하면서 입담을 과시하곤 했는데, 배우 정애리가 나름 승승장구를 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가수 정애리는 화끈한 가창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2014년에 의문의 변을 당하면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생전에 낳은 자신의 두 딸은 시집을 보냈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정애리가 시집가라는 말을 대중가요로 부를 정도로 결혼이 일상적인 시대가 이제 결혼이 차츰 ‘그들만의 리그’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변하는 시대를 맞이하는 것을 보자면, 과연 세상은 발전하는가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EBkGXC9x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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