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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필의 이 노래 : ‘못찾겠다 꾀꼬리’>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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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운전 중에 무심코 틀은 라디오에서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라는 노래에 대한 어느 가요평론가의 해설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동심을 소재로 성인가요를 만들었는데, 성인들의 아련한 동심을 자극하여 훌륭한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 그 요지였습니다. 곡도 빼어나서 가요톱텐의 골든컵이라는 제도를 탄생시킨 대단한 노래이지만,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절절하게 느끼게 만든다는 해설이 팍 꽂혔습니다.

     

    1980년 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전두환 신군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는 조용필 광풍이 몰아치던 해로, 라디오만 틀면 하루종일 조용필 노래가 들리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조용필은 19801집을 시작으로 1982년에 4집을 만들 정도로 그 무렵에는 정신이 없이 창작활동에 열을 올리면서도 앨범에 실은 대부분의 노래를 히트시켰습니다. 더군다나 주말이면 각 방송국의 버라이어티쇼에 단골손님으로 출연을 하고, 밤에는 야간업소 순례를 하는 그 살인적인 일정에도 창작의 열정은 전혀 식지 않아서 내는 앨범마다, 게다가 앨범에 실린 대부분의 곡을 히트시키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과시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대중가요 중에서 특히 자기동일화가 되는 노래, 즉 자기의 경험을 절절하게 소환하는 노래가 있기 마련입니다. 조용필의 무수히 많은 히트곡 중에서 특히 못찾겠다 꾀꼬리는 아직도 그 시절을 아련히 떠올리게 하는 노래입니다. ‘못찾겠다 꾀꼬리의 가사처럼 저는 그 시절에 숨바꼭질을 하고 놀았습니다. 골목에서도, 그리고 대전 보문산 줄기의 등성이를 끼고도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못찾겠다 꾀꼬리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술래인 아이가 숨어버린 아이들을 못찾으면 힘껏 지르는 소리입니다. 일종의 항복선언인 셈입니다.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서면

    어린 시절 술래잡기 생각이 날 거야

    모두가 숨어버려 서성거리다 무서운 생각에 나는 그만 울어버렸지

    하나 둘 아이들은 돌아가 버리고 교회당 지붕 위로

    저 달이 떠올 때

    까맣게 키가 큰 전봇대에 기대 앉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그 시절의 언젠가 보문산 줄기의 낮은 야산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놀다가 정신이 팔려서 어두워질 때까지 논 적이 있었습니다. 어둠 속의 산은 꽤나 무서웠습니다. 낮에는 전혀 들리지 않던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바로 옆구리에서 튀어나와서 저절로 오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때 숨바꼭질을 하다가 몰래 집으로 돌아간 아이가 있어서 저는 영문도 모르고 졸지에 눈을 보듯 훤했던 산을 헤맸습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간을 빼먹히는 산골 농부처럼, 그 때의 무섭고도 오싹한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는 바로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만든 노래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절절하게 경험했던 상황인지라 그때의 생생한 감정이 살아납니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노래는 듣거나 불러야 맛입니다. 그러나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는 단지 어린 시절의 절절한 추억을 소환해준다는 이유가 있기에, 가사만으로도 충분한 감흥을 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OYSV00Y-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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