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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설희 여사의 이 노래 : ‘봄날은 간다’>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5. 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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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청춘이라 불리던 전영록은 이제 60을 훌쩍 넘어 70이 내일 모레입니다. 당연히 가요계에서도 원로급 대우를 받습니다. 만년 청춘으로 젊은 날에 돌아이와 같은 활극을 찍던 배우, 그리고 애심으로 오랜 기간 버티다가 불티’, ‘저녁놀’, ‘종이학’,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등 내는 앨범마다 히트를 시켰던 가수 전영록의 모친이 바로 백설희 여사입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묘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황해, 백설희 부부의 아들 전영록 군(예전에는 아무개 군이나 아무개 양이라는 호칭을 흔하게 붙였습니다)’이라고 늘 소개를 받던 전영록인데, 1980년대 이후로는 전영록 씨(1980년대부터 아무개 씨라고 슬그머니 호칭이 바뀝니다)’의 아버지 황해나 어머니 백설희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KBS 가요대상에서 남자가수대상을 받았을 때, 백설희 여사는 환호를 했습니다. 실은 그 시절에 이미 유명세는 역전된 상태였습니다.

     

    백설희 여사의 전성기는 아무래도 1950 ~ 60년대입니다. 백설희 여사는 특유의 비음이 섞인 꾀꼬리 소리로 뭇 남성의 인기가 뜨거웠습니다. 제 아버지 연배치고 백설희 여사를 싫어하는 분은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 인기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백설희 여사의 히트곡 중에서 유독 봄날은 간다가 후배가수들이 리메이크를 많이 했습니다. 음악성과 대중성이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봄날은 간다는 고색창연한 표현이 많습니다. 가사를 봅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서에 봄날은 간다.

     

    가사 속의 옷고름과 결합하면 연분홍 치마는 한복치마를 의미합니다. 21세기 현재 봄날에 연분홍 치마를 입는 여성은 거의 없습니다. 산제비를 넘나드는 성황당길도 군이나 면단위에서도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풍경 자체가 고색창연합니다. 그런데 주목해야할 표현은 맹서라는 표기입니다. 맹세(盟誓)라고 쓰는 한자는 국기에 대한 맹세와 같은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로만 발음합니다. 그 유명한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이나 서약(誓約) 등과 같이 대부분의 한자어에서 로만 쓰입니다. 그런데 백설희 여사의 1950년대 녹음분에서는 분명히 맹서라고 발음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맹서라고 흔하게 썼기 때문입니다. 유행가는 글자 그대로 그 시대의 주류적인 표현을 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고색창연한 표현으로 점철된 봄날은 간다1970년대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이나 이정선의 이 등장하기 전까지 봄을 상징하는 일종의 테마송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후배가수의 곡이 등장하면서 차츰 그 자리를 넘겨 준 것입니다. 한참 뒤에 장범준의 벚꽃 엔딩이 너무 오래 우려먹는다고 비난을 받았는데, 백설희 여사의 봄날은 간다는 훨씬 더 오래 우려먹었습니다. 그리고 박인희나 이정선의 곡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백설희 여사의 봄날은 간다의 원곡에는 고색창연한 가사에 못지 않게 요즘에는 보기 힘든 아코디온과 같은 악기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올드한 느낌이 물씬 나는 옛날 곡임에도 나훈아, 조용필, 장사익을 비롯한 거물 가수들이 무수히 리메이크를 한 곡이 바로 봄날은 간다입니다. 리메이크가 되는 곡은 기본적으로 음악성이 뛰어나야 합니다. 요즘에는 봄과 가을은 그야말로 스쳐서 지나갑니다. 그래서인지 가는 봄날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백설희 여사의 봄날은 간다는 리메이크를 통하여 재해석이 되고 새롭게 탄생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KlR_yoPt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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