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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과 딸’, 그리고 백일섭>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5. 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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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희, 유지인, 장미희

     

    올드보이라면 누구나 아는 197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입니다. 그러나 실은 이들은 당시 수도권에서만 볼 수 있는 동양방송(TBC)의 배우들이었습니다. 배우들의 명칭을 당시에는 영화에서는 그냥 배우라 했고, TV드라마에서는 탤런트라 불렸습니다. 아무튼 이 1970년대 트로이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지방에서는 이들의 얼굴을 오로지 CF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시에도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이 대중문화의 영역에서도 존재했습니다. 절대권력을 지닌 박정희 대통령도 지방균형발전은 쉽지 않은 명제였습니다.

     

    아무튼 당시 대전이라는 지방에서 살던 저는 서울에서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던 만화영화, 외화는 물론 그 유명한 탤런트들도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TBC에서 맹활약했던 탤런트들이나 드라마의 존재는 당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백일섭도 당시 TBC에서 맹활약했던 배우였습니다. 그래서 백일섭의 연기를 볼 기회 자체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TBCKBS에 통합되어 KBS2로 변신한 이후에도 지방에서는 KBS2를 볼 수가 없었기에 백일섭과 같은 TBC출신 배우들의 상당수는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KBS2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던 포도대장에서 백일섭이 출연하여 호연을 펼쳤다지만, 대전에서는 아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워낙에 TBC출신 배우들의 명성이 뜨거웠기에 호기심 차원에서라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지방에서는 정말로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백일섭 연기의 진가를 확인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1992아들과 딸에서 귀남이와 후남이의 아버지, ‘이만복의 역할에서였습니다. ‘아들과 딸은 귀남이와 후남이로 상징이 되는 과거 한국의 고질적인 남녀차별과 지방민들의 서울유학 등의 사연을 시골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그려서 인기가 뜨거웠습니다. 귀남이 역할의 최수종과 후남이 역할의 김희애의 연기가 돋보였지만, 특별한 직업이 없이 백수 건달, 선거 건달로 불리는 이만복 역할의 백일섭의 연기는 단연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그 중에서 절대로 뺄 수 없는 것이 바로 홍도야 울지마라를 특유의 아글씨라는 추임새를 섞어서 부르는 장면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울지마라우지마라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었는데, 실제로도 백일섭은 우지마라라고 발음을 하면서 아글씨라는 추임새를 꼭 끼워서 불렀습니다. 당시에 노래방이라는 문화가 부산에서 출발하여 전국을 강타할 시점이었는데, 당시를 기준으로도 무척이나 오래 전의 노래인 홍도야 울지마라가 뜬금없이 노래방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노래방의 가수들(!)은 당연히(?) ‘아글씨라는 추임새를 빠짐이 없이 불렀습니다. ‘아들과 딸자체가 국민드라마처럼 엄청난 인기였는데, ‘아글씨가 첨가된 홍도야 울지마라때문에 백일섭은 그야말로 국민배우가 되었습니다.

     

    백일섭은 원래부터 텁텁한 서민역할에 제격인 훌륭한 배우였는데, ‘아들과 딸에서의 이만복 역할은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배우로서의 진가를 전 국민에게 심어주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아들과 딸이 방영된 지 꼭 30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백일섭을 보면 아글씨가 생각이 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awNFeNvQ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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