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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노래의 트로트화 : 그 이름은 ‘현철’>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12. 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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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 지금이나 고교 국어교과서에서는 국어학의 한 테마인 국어변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어변천사는 필연적으로 사어(死語)가 주연급으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대중가요는 대중이 겪은 인생의 일부를 노래로 엮은 것입니다. 대중가요사에서도 사어가 등장하는 것 역시 필연입니다. 대중가요사의 사어 중 하나가 그룹사운드입니다.

     

    그룹사운드 자체가 영어 'Group Sound'이기에, 당연히 서양의 대중음악에서 유래했습니다. 물론 서양에서 이렇게 쓰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콩글리시가 아닌가 합니다. 어쨌거나 록그룹이나 메탈그룹에서 유래했음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무려(!) 트로트로 그룹사운드를 했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현철이 리드싱어였던 현철과 벌떼들입니다. 서양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트로트 그룹사운드였던 셈입니다.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라는 히트곡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철과 벌떼들은 어마어마한 음악실험을 합니다. 그것은 한때 한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레이프 개럿이 불렀던 그 노래 ‘I was made for dancing'을 부른 것입니다. 물론 리드싱어 현철은 당연히(!) 트로트화된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과거 한국의 사회과목 교과서에서도 소개되었던 북한의 ‘4대 노선이 연상되는 모든 노래의 트로트화는 현철이 했던 음악실험이었습니다. 현철은 노선을 더 화끈하게 밀고 나갑니다. 심지어 동요까지 트로트풍으로 밀어붙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8ZigyduhA

     

    가수는 노래가 떠야 하지만, 그 이전에 가수 자체가 떠야 합니다. 가수가 물에 술을 탄 듯 술에 물을 탄 듯 개성이 없다면 대중은 가수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현철은 호불호를 떠나 개성만점의 가수입니다. 사투리를 남발하는 사람이라도 유달리 노래를 부를 때는 표준말이 등장하는 것이 보통임에도 현철은 노래에서도 경상도 사투리가 배어 있습니다. 물론 억양도 경상도 사투리가 묻어납니다.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사투리가 노래에 배어나오는 가수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불나비를 부른 고 김상국과 더불어 유이한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현철이 추구한 모든 노래의 트로트화를 통하여 연주보다 노래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1970년대 록그룹 전성시대에는 지미 핸드릭스, 리치 블랙모어 등 어마어마한 기타리스트들의 신들린 연주가 각광을 받았습니다. 실은 그 이전에 벤처스와 같은 연주전용그룹도 각광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에는 이런 경향이 식어갔습니다. 어차피 대중은 노래를 듣는다고 생각하지 연주만을 듣는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가수가, 그리고 그가 부르는 노래가 더 부각되는 시기였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아직까지도 문워크가 레전드입니다. 그 마이클 잭슨이 연주보다 노래를 우선시했던 대표적인 가수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언제나 최고를 추구했기에, 그가 부른 노래의 반주는 당대의 최고 테크니션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은 연주가 가수보다 돋보이는 것을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조지 마이클도 작곡부터 편곡, 연주 모두 절정의 능력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노래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수만이 주목을 받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들의 생각이 주류화된 1980년대 이후 연주는 노래를 돋보이게 만드는 일종의 수단으로 격하되었습니다. 그런 흐름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디음악 등 컴퓨터로 연주를 해도 대중은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현철을 압니다. 그러나 그가 현철과 벌떼들이라는 트로트 그룹사운드를 이끌었다는 것은 대부분 잘 모릅니다. 그 이유는 현철이 언제나 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은 트로트 자체가 현란한 연주와 상관관계가 크지는 않지만, 개성만점의 현철의 경우에는 더욱 미미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 현철은 모든 노래를 트로트로 둔갑을 시켜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는 진정한 트로트의 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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