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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세의 이 노래 : ‘소녀’>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4. 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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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가는 인생살이처럼 점진적 변화를 거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유행가도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연도별로, 그리고 시대별로 변하는 것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행가를 연구하는 분들 거의 절대다수가 연도별, 그리고 시대별 구분을 합니다. 이문세는, 시대를 풍미한 대형가수라는 점 외에도, 가요사에 있어서 특별한 구분점을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한국 대중가요는 리듬의 기저에 트로트가 깔려있는 이른바 뽕끼를 완전하게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트로트를 선호하는 감성이 짙에 깔려있기에 뽕끼를 배제한다는 것은 가요관계자에게는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중후반을 석권한 이문세에 이르러 뽕끼를 거의 배제한 이문세의 일련의 발라드곡이 대중가요의 주류로 부상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발라드감성이 충만한 이영훈의 일련의 곡으로 무장한 이문세는 발표한 앨범마다 승승장구 히트를 했으며, 거기에 더하여 앨범에 수록된 곡 대부분이 히트하는 어마어마한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이문세의 엄청난 인기를 경제학적으로 풀어보면 시장지배력이 강한 재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문세는 시장지배력을 한껏 활용하였습니다. 과거 가수들은 시도조차 못했던 발표앨범의 가격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원성도 많이 들었지만,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애매한 말로 정면돌파를 했습니다. 이문세가 시도한 앨범의 가격인상은 그대로 동료가수들의 앨범가격에까지 반영이 되었습니다. 가격인상은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에 한정할 것이 아닙니다. 변화된 가수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가수는 방송국에도 을이고, 레코드사에도 을이었습니다. 이문세는 갑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대등한 지위로 격상시켰습니다. 대중가수들에게는 혁명적 변화입니다. 후일 서태지는 방송국에 대해서도 열등한 을의 지위를 변화시켰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twaDXnBnmg

     

    이문세는 이렇게 가요사 내외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인물입니다. 그러나 유행가 가사 속의 인물은 기존의 인물상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이문세의 히트곡 소녀속에 담긴 인물상은 전형적인 청순가련형인물입니다. 기존의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시대만 하더라도 레이디 퍼스트가 당연한 시대였습니다. 길 가다가 여자가 불량배에게 희롱을 당하면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습니다. 불량배를 물리치지 못하면 대신 맞아주는 것이 미덕인 시대였습니다. 실은 그 시대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이 불량배에 희롱을 당하면 미남자에 상남자인 남자 주인공이 불량배를 흠씬 두들겨 패는 것이 당연한 클리셰였습니다. 그 시절에는 여자가 물에 빠지면 여기서 저기서 뛰어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알빠노(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다)’가 당연한 것으로 이대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옛날의 일이기는 합니다.

     

    실은 그 시절까지만 해도 사랑에 빠지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랑지상주의가 유행가에 녹아 있었습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가 사랑인 것인 양 과장하는 것이 마치 유행가의 특권인 것처럼 묘사가 되었습니다. 유행가에만 한정할 것은 아닙니다. 주말드라마에서, 그리고 일일드라마에서는 청춘남녀가 사랑과 결혼에 인생을 거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습니다. 물론 아침드라마는 불륜이 기본정석이었습니다.

     

    이문세의 소녀는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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