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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격있는 노안배우, 김무생>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3. 4. 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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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생이라는 배우를 또렷하게 기억하게 된 것은 다음 유튜브에 게재된 왜 그러지라는 드라마를 통해서입니다. 당대의 톱가수이자 청춘스타 혜은이가 배우로 파격적인 변신을 한 이 드라마는 한국판 로미오와 쥴리엣처럼 원수지간인 두 남자와 그 자녀들, 즉 김무생(김학로 역)과 그의 딸(혜은이, 김순치 역)과 홍성민(이년만 역)과 그 아들(현석, 이공명 역)의 코믹한 사랑놀음을 엮은 주말드라마였습니다. ‘왜 그러지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드라마광인 이모님 내외와 그 아들들이 가끔 저희 집에 오시면 저녁을 먹으면서 저희 가족들과 함께 왜 그러지에 몰입하여 보곤 했기에, 더욱 그 기억이 또렷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ce7JYrYmoY&t=107s

     

    예나 지금이나 자사 방송국의 드라마를 주말 버라이어티쇼 등에서 스리슬쩍 홍보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당시 왜 그러지를 방영했던 MBC의 주말 버라이어티쇼(아마 토요일 토요일밤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에서 왜 그러지의 출연진이 대거 등장한 적이 있었는데, 주연인 혜은이보다 실제 나이로는 연장자로서 만년 하이틴스타로 군림했던 손창호가 혜은이의 동생으로 출연하여 더 젊어진 듯하다는 너스레를 떨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혜은이는 지금의 아이유를 능가하는 국민 여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출발부터 시청률이 보장(!)되었는데, 김무생과 홍성민 두 배우의 코믹한 열연이 더욱 재미를 북돋웠습니다. 당시에는 김무생과 홍성민 두 노안배우들이 실제로 나이가 많은 줄 알았는데(홍성민과 김무생 모두 노인으로 등장합니다), 놀랍게도 이 둘은 모두 1940년생으로 당시에 만37세에 불과했습니다.

     

    두 배우 모두 성우 출신 배우입니다. 당시에 공채 출신 배우들이 자신들이 주연에 우선적으로 캐스팅되어야 하고, 성우 출신 배우들은 노인 등 조연으로 캐스팅되어야 한다고 방송국에 요구했다는 카더라통신이 있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당시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들을 주욱 보자면 이러한 경향이 있던 것 자체는 사실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대다수 성우 출신 배우들이 방송국이 배정하는 일련의 드라마 배역에서 불만을 가졌을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배우가 배역에 욕심을 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게도 김무생, 홍성우 두 배우 모두 노안인 배우였기에, 성우 출신 배우들에게 노인 배역이 집중되었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두 배우 모두 중년과 노인을 오가는 배역을 많이 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배역을 통하여 연기력을 과시할 기회를 잡았고, 두 배우 모두 성공한 배우로 이력을 남겼습니다. ‘왜 그러지에서 두 배우 모두 만 37세임에도 자식들이 결혼 적령기의 노인으로 연기를 했습니다. 성우 출신 배우들이라는 타이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두 배우 모두 노안이라는 특징이 캐스팅에 반영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역설과 반전이 있기에,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그런데 홍성민이 뭔가 찌질한 서민노인을 주로 했다면, 상대적으로 김무생은 중후한 캐릭터의 부자노인, 정승이나 대감마님, 대기업의 회장, 장성, 국회의원 등 고위직이나 엘리트직군의 배역을 많이 맡았습니다. 김무생에게 더욱 재미있는 사실이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1977년에 왜 그러지에서 이미 노인으로 완성형 캐릭터를 구축한 김무생이 그 이후에 젊어져서(!) 중년으로 변신하여 미중년으로 열연을 오랜 기간 했다는 점입니다. 중년에서 노인으로 분하는 것이 대다수 배우의 인생이겠지만, 김무생은 발군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서 4 ~ 50대의 중년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게 된 것입니다.

     

    김무생은 중후한 배역이 캐스팅의 원형에 가까웠지만, 간혹 찌질한 배역도 훌륭하게 소화하였습니다. 그러나 김무생의 인생배역은 누가 뭐래도 용의 눈물에서의 이성계 역입니다. 중후하고 낮은 음성, 그리고 성우 출신답게 명료한 대사처리가 제왕의 기상을 탁월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실은 1980년대 조선왕조 500에서도 이성계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하였습니다. 한국의 역대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성계 배역을 맡은 배우는 많았지만, 가장 탁월하게 연기를 잘한 배우는 단연 김무생입니다. 김무생의 아들 김주혁도 연기자로서 준수하였지만, 연기력만을 보면 아버지인 김무생이 한 수 위였습니다.

     

    그러나 김무생이 노년에 막상 도달하여 이제야 나이에 걸맞는 연기를 펼치려하자, 허무하게도 하늘은 그를 데려갔습니다. 이제 김무생의 연기는 그를 기리는 팬들의 기억과 유튜브에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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