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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미소년 손창민>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3. 5. 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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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가(그가) 가가(그 사람인가)?

     

    경상도 사투리로 가가 가가?’라는 것이 있습니다. 오래전에(아마 1980년대 후반경) 지금은 거의 찾기 어려운 ‘TV가이드를 보다가 찾은 고교생일기로 인기를 누린 손창민에 대한 기사에서, 1978년 인기를 누린 어린이드라마 ‘X수색대의 주인공이 바로 손창민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서 재미삼아 제가 내뱉었던 말입니다. 당시 ‘X수색대를 즐겨보기는 했지만, 남자 주인공의 이름 자체는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자 주인공인(방영내내 관심도 많았던) 신민경은 잘 알았습니다.

     

    X수색대를 보다가 차츰 아이들이 입는 비닐껍질(?) 옷이 엉성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우주로 향해 날아간다면서 아무런 중력상의 충격도 없는 괴상한 설정이 억지스러웠으며, 손창민이 ‘X’를 외치면 이상한 광선이 나간다는 설정도 아리송했기에, 차츰 X수색대라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가 시들해졌습니다. 그리고 출연배우들이 말로만’ 4차원세계를 갔다온다던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지저세계에서 산다던가, 하는 등의 허황된 대사가 어린 나이에도 유치해보였습니다. 악당두목인 이수나의 과장된 연기도 엉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냥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을 현혹하는 드라마정도로 저에게는 보였습니다. 그래도 곧잘 흥얼거렸던 주제가 끝부분은 생생하게 입가에 맴돌았기에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다행히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악당들도 외계인도 두렵지 않네.

    불굴의 용사 하나! !

     

    그런데 어느 블로그에서 악당들도 우주인도 두렵지 않아라고 써있던데, 아마도 가사를 착각한 것이리라 봅니다. 아무튼 기억이 또렷한 ‘X수색대의 주인공이 손창민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더욱 고교생일기에 출연한 손창민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당시에도 정상급 아역배우가 청소년배우로서도 정상급 인기를 누리기는 무척이나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청소년배우로서의 안착도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역배우는 청소년배우로 성장하지 못하고 보통사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그 시절의 보편적인 양상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고교생일기에서 손창민은 세련된 꽃미남으로 출연진 중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고교생일기에서 권투를 좋아하는 고교생으로 분했는데,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헐리우드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닮았다고 하여 한국의 록키또는 록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실은 손창민은 미소년이자 꽃미남으로 여고생으로부터의 폭발적인 인기는 물론 남고생, 나아가 성인남녀까지 뜨거운 인기를 누렸습니다. 꽃미남 중에는 뭔가 정나미가 떨어진다거나 싸늘한 맛이 느껴지는 배우가 있지만, 손창민은 따뜻한 미소를 장착하여 주는 것 없이 정감이 가는 배우라는 인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웃는 상이 멋진 배우였기도 했습니다.

     

    배우는 화면에 투영된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배우는 필연적으로 마스크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손창민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더하여 선한 이미지가 박혀있었습니다. 그래서 하이틴스타에서 청춘스타로의 변신도 순탄했습니다. 하이틴스타에서 청춘스타로 이어지지 못하고 그냥 스러지는 배우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책받침스타로 명성이 높았던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고래사냥2’를 비롯하여 이문열 원작의 영화에도 줄곧 주연으로 출연하여 청춘스타로서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년배우로의 연착륙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나 영화는 주연급 남녀배우의 경연장입니다. 더 이상 손창민은 주연급 배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변신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1970년대 멜로물의 대명사였던 노주현과 한진희, 그리고 백윤식은 모두 망가지는 배역으로 생존신고를 했습니다. 실은 이들이 이렇게 망가지지 않으면 돌아올 배역 자체가 없습니다. 하늘에 태양이 하나이듯이 치고 올라오는 남녀주인공이 있음에도 왕년의 주연급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잘해야 주조연급으로 격하(!)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손창민은 변신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평생 도전해보지 못한 악역으로의 변신입니다. 주연급배우는 대부분 청춘스타가 접수를 하지만, 악역은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 악당도 있고, 늙은 악당, 중년 악당 등 이상하리만치 악역에 대하여는 관대합니다. ‘더 글로리범죄도시시리즈의 악당들은 젊지만,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의 김영철은 꽃중년의 멋진 모습의 악당입니다. ‘타짜시리즈의 주연배우들은 모두 청춘스타이지만, 악역배우들은 연령이 제각각인 점도 아울러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렇습니다. 평생 선한 이미지의 손창민은 생존을 위하여 악역으로 화끈하게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입니다. 대박까지는 아니라도 손창민의 변신이 훌륭합니다. 도시의 창백한 인텔리로 만년 이미지가 박힌 문성근이 실종에서 끔찍한 살인마로 변했을 때의 충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손창민의 변신은 이채로움을 넘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배우는 생존을 위하여 자의반타의반 변신이 필수적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손창민이 보여줍니다. 그러나 손창민에게 그 어떤 변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에게 그는 영원한 미소년으로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첫정이 무서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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