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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익희의 이 노래 : ‘사랑느낌’>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7. 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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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요사에서 1990년대는 혁명적 변화가 발생한 시기입니다. 오랜 기간 한국가요를 휘감았던 뽕끼가 거의 사라진 시기였고, 과거 1980년초 칼라방송 초창기에 흑백필름에 물감을 묻힌 정도로 조악했던 TV화면이 화소의 질적, 양적 개선에 힘입어 선명한 천연색 칼라를 입은 시기였고, 성인가요 중심의 가요시장이 아이돌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바뀌면서 가요시장의 패러다임 자체가 화끈하게 변하면서 가요시장 자체가 제로베이스부터 변화의 옷을 입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라면 단연 가수들의 비주얼이 배우와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수려함을 요구했던 비디오시대의 도래라는 점입니다.

     

    사실 1980년대까지는 가수는 배우에 비하여 얼굴이 떨어져도 노래만 뜨면 먹어주는 시기였습니다만, 1990년대부터는 가수의 비주얼이 가요가 뜨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었습니다. 1990년대 가요기획사가 아이돌을 준비시키면서 이른바 아이돌의 튜닝작업이 필수코스가 된 것이 아무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까지는 테이프와 LP라는 오디오 원툴시대였는데, 이제 1990년이 되면서 뮤직비디오가 대세가 되면서 오디오에 비디오가 더해지는 시대로 변한 것입니다. 그리고 비디오형 가수라는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방송국에서도 등장했습니다. 비디오형 가수는 노래실력이 떨어져도 외모, 그리고 율동을 구비한 가수도 먹어주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입니다.

     

    윤익희는 1990년초에 바로 이 사랑느낌으로 비디오 및 오디오 모두에서 히트한 가수입니다. 방송화면에서 잡힌 윤익희의 얼굴은 당대 최고 인기 아이콘인 이상아를 닮아서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섹시함이 묻는 약한 허스키를 입은 목소리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감미로움이 묻어났고, 야리야리한 춤솜씨, 게다가 몸매와 마스크가 1980년대의 여가수들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윤익희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조명이 돋보이는 방송무대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음 유튜브에서 보이는 윤익희의 무대는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매력이 묻어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lm8A9Fder8

     

    윤익희는 비주얼은 물론 노래와 춤 모두 되는 가수였기에, ‘사랑느낌을 발표한 시점에서는 누구나 롱런을 확신할 만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일이란 알 수가 없습니다. 거액을 받고 스카우트된 프로스포츠의 유망주가 언제나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윤익희는 후속곡에서 그리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윤익희의 앳되고 상큼한 미모는 20대초반에는 먹어줄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나이를 먹어가면 도리어 독이 됩니다. 아역배우가 성인배우로 안착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청춘스타로 각광을 받던 가수들이 중년까지는 고사하고 30전후까지 롱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비디오시대라는 1990년대 가요시장의 변화 그 자체가 원인입니다.

     

    1990년대는 전술한 대로, 오디오보다는 비디오가 소구력이 있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운익희는 비디오로 팬들을 결집시켰습니다. 그러나 차츰 히트곡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데뷔시절의 풋풋한 미모라는 비디오의 위력이 사라졌습니다. 후속히트곡이 막바로 이어졌다면 모를까 사랑느낌이후 이어진 후속히트곡이 없는 상태에서 세월이 무심하게 흐른다면, 그대로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쓰라림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 히트곡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사랑느낌으로 인기를 얻던 느낌이 아니게 됩니다. 비디오시대는 가수의 이미지와 노래의 조화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윤익희는 그냥 잊혀졌습니다.

     

    비디오시대의 명과 암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이돌의 대명사인 소녀시대의 활약이 10년을 넘기면서 멤버들은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소녀시대라는 이름 자체가 어색합니다. 멤버들의 얼굴은 이제 세월의 흔적이 뚜렷하기도 합니다. 윤익희라는 유망주의 이른 흥망성쇠는 바로 비디오시대의 명확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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