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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미미의 이 노래 : ‘바다가 육지라면’>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9. 2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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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시민은 소설의 본질이 개연성 있는 허구라고 고교시절에 배운 기억이 어렴풋이 날 것입니다. 허구란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등생명체라는 사람은 그 거짓말에서 감동과 재미를 느낍니다. 영화도 드라마도 모두 거짓말입니다. 배우의 연기도 거짓말입니다. 뜨거운 사랑이 가사에 담겨있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실은 거짓말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거짓말인지 알면서도 속는 것을 넘어 감동에 휩싸이고 동화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그 허구속에 바로 나 자신이 투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해서 상황에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것은 드라마가 설정한 상황에 나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은 드라마적 상황을 소가 닭을 보듯이 물끄러미 보기만 한다면 아무런 흥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겪는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기 때문에 드라마적 상황에 스스로를 대입하여 갈등을 헤쳐나가려 합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가정적인 상황을 연상하는 것은 실은 사람의 고유한 품성이자 특권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특급 연예인이 되기도 하고, 스포츠 스타가 되거나 유력한 정치인이 되기도 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한예슬의 애인이 되기도 하고, 김태희와 오붓한 로맨스를 연상하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상과 착각, 그리고 희망이 뒤죽박죽이 된 상황을 그립니다. 실은 그것이 사람의 본능이기도 합니다. 망상에 가까운 희망이 발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창작의 불쏘시개가 됩니다. 그리고 과장된 망상은 훌륭한 가사로 변신하여 대중의 사랑을 받기도 합니다.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의 가사도 망상의 산물입니다.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다음 바다가 육지라면의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

     

    배가 떠나도 다음 배가 오면 멀리 떠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있다고 하여 무작정 이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육지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여 이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육지에 있는 연인들이라 하여 언제나 이별과 무관하게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가사 자체가 개연성과 무관한 억지에 가깝습니다. 요즘 말로 오글거리고 짜증이 납니다. 그러나 이렇게 과장과 억지가 묻어있어도 그때 그 시절에는 무수히 많은 동감과 환호를 얻었습니다. 절박한 사랑의 마음이라는 것을 절묘한 수사로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유치한 과장이 때로는 그 어떤 사랑보다 감동적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xmYktIDsPE

     

    조미미가 활동했던 시대는 2030세대의 부모세대이거나 조부모세대입니다. 아마도 2030세대는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을 듣고 유치하다거나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절은 사랑표현이 억제된 시절이었습니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해도 사회분위기가 쉽게 이를 허락하지 않는 시절이었습니다. 중매결혼이 일상인 시절이었고, 중고생부터 남녀의 분리가 당연시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랑의 감정을 드라마, 영화, 그리고 유행가에서 발산하는 것이 일상인 시절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그때 그 시절에는 사랑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나 사랑의 감정이 과장되어서 표현된 것입니다. 사랑의 감정이란 어떤 형태로든 발산이 되어야 합니다.

     

    그때 그 시절은 요즘과 달리 이성에 대한 접근 자체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성에 대한 접근 자체는 쉽지만, 사랑으로 이어지기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실은 사랑 자체를 기피하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가성비가 엉망인 구애작업에 목메는 것을 꺼려하는 풍조도 있지만, 굳이 을이 되어서 끌려가기만 하는 자존심이 상하는 사랑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시대의 사랑은 노력과 돈, 시간이라는 인풋에 비하여 아웃풋이 적으면 굳이 하지 않으려는 투자마인드가 지배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때 그 시절에는 더치페이라는 말 자체가 연애전선에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대중가요의 가사는 실은 사랑풍속도의 이면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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