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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미의 이 노래 : ‘계절이 두 번 바뀌면’>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1. 19.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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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년의 인기가수 방미에 대한 각종 언론의 설명은 수십 년간 천편일률이었습니다. ‘코미디언 출신 가수로서, 부동산투자로 200억 내외의 재산을 축적한 인물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코미디언을 했다면 어떤 방송에서, 어떤 역할로, 그리고 누구와 어떻게 코미디를 했나, 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 대하여는 전혀 설명이 없었던 희한한 경우가 바로 방미에 대한 각종 언론의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수로 데뷔하여 부른 노래가 번안곡 날 보러 와요인데, 그 시절의 번안곡이 어떤 의미인가, 라는 것도 거의 설명이 없었습니다. 물론 번안곡이 저작권을 침해한 부끄러운 과거라고 해도 이미 거의 극복한 과거이기에 그렇게까지 숨길 이유도 없는 사안입니다.

     

    방미는 그 시절 MBC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출연했습니다. 주로 구봉서의 철없는 딸로 분하여 아버지 역할을 맡은 구봉서의 애간장을 녹이거나 사오정 멘트를 하여 구봉서가 아이고 머리야!’라고 한숨을 쉬게 만드는 조연 정도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간혹 당시 코미디계의 미남 이대성의 파트너로 분하여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코미디에서는 땅딸이이기동과 비실이배삼룡이 대세인 시절이라 방미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정도에 그치는 역할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방미가 굳이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는 언론에 상세하게 공개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번안곡은 나름 체계(!)가 잡혀 있었습니다. 주로 팝송을 번안했는데, 1). 가사 전체를 재창조하여 새롭게 만든 번안곡, 2). 가사의 절반은 재창조하고 나머지는 원곡 그대로 부르는 번안곡, 3). 가사의 절반은 번역을 하고 나머지는 원곡 그대로 부르는 번안곡, 4). 가사 전체를 번역하여 한국어로 부르는 번역곡인 번안곡 등 4가지의 유형이 보통이었습니다. 방미의 데뷔곡 날 보러 와요는 위의 1).의 유형입니다. 당시에 나름 깨어있다고 자부하는 중고생이나 대학생이 번안곡에 대하여 당연히 거부감이 있었고, 팝송을 많이 아는 것이 먹어줬던 시절입니다. ‘음악다방 DJ’가 당시 청소년의 장래희망으로 손에 꼽던 시절인 것인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당시의 청소년은 날 보러 와요의 원곡이 Eruption‘one way ticket’이라는 사실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번안곡이 대세인 시절이라 방미를 굳이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저작권을 무단침해하여 만든 번안곡이 방송을 타는 것을 넘어 이주일의 인기가요등 음악순위 프로그램에 버젓이 등장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부정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조영남, 이은하, 정윤선, 박일준, 조경수, 트윈 폴리오 등 당시에 먹어줬던(!) 가수들이 번안곡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았던 사실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YjT6K_avyU

     

    그러나 번안곡은 번안곡이기 마련입니다. 당시에도 번안곡은 방송의 자막에 외국곡이라고 삽입을 하여 뭔가 켕기고 쪽팔리는’, 그러나 명백한사실을 표시하였습니다. 당연히 가수는 국산 창작곡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국산 창작곡을 우선하여 불렀습니다. ‘국산품 애용이 당연한 전 국민의 자세라는 캠페인이 각급 학교는 물론 방송에도 등장했던 시절임을 고려하면 국산 창작곡이 당시 가수에게 더욱 소구력이 강했던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시대적 배경입니다. 하다못해 마징가 제트의 원작이 일본이라는 명백한 사실도 왜곡했던 것이 당시 방송국의 말 못할 사정이라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날 보러 와요가 꽤나 히트를 했음에도 방미는 당연히 국산 창작곡을 갈구했습니다. 마침내 찾은 국산 창작곡이 바로 이 계절이 두 번 바뀌면입니다. 허스키가 묻은 목소리에 자신의 감정을 삽입하여 방미의 개성을 완성한 곡이 바로 이 계절이 두 번 바뀌면입니다. 이 곡을 부르면서부터 어느새 코미디언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이 사라졌습니다. 그냥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강점이 그냥 허공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코미디언을 통하여 익힌 붙임성과 생글생글 웃는 상이 더하여 방미의 인기는 꽤나 먹어줬습니다. 그 이후 올가을엔 사랑할거야가 연이어 히트를 하면서 방미의 가수로서의 입지는 굳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vWvEcty7A

     

    그러나 후속 히트곡이 없는 가수의 운명은 방미라고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인가부터 방미는 TV화면에서 사라졌고, 꽤나 시간이 흐른 뒤에 미국에서 부동산으로 성공했다는 기사가 여성지를 중심으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언론에서는 방미를 가수 출신 부동산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아줬습니다. 물론 방미의 히트곡에 대한 설명은 거의 생략을 하거나 아예 안 하고 부동산전망에 대한 인터뷰 위주로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방미의 인생을 보면 뭔가 재미가 절로 솟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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