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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옥분의 이 노래 : ‘서로 믿는 우리 마음’>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2. 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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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에 DJ로 명성이 높았던 고 이종환은 사석에서는 입이 걸기로 유명했습니다. 물론 그 거친 입이 일정 부분이 애정이 담겨 있기는 했습니다. 이종환이 남궁옥분을 촌평한 말이 꽤나 유명했습니다.

     

    x이 꽤나 노래를 잘한다. 생긴 건 전혀 가수 같지가 않은데 묘하게 맑은 소리가 매력이 있다!’

     

    가수를 보는 눈이 정확하고 실제로 유명 가수를 꽤나 많이 발굴했던 이종환의 눈은 남궁옥분을 보는 눈도 정확했습니다. 남궁옥분은 이종환이 봤던 그 컨셉을 무려 40년이 넘게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궁옥분의 맑고 단아한 목소리는 성인가요인 대중가요의 컨셉에는 뭔가 맞지 않습니다. 동요라면 맑고 단조롭고 깨끗한 풍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성인가요는 남녀 간의 애정이나 회한, 그리고 인생의 굴곡과 신산이 묻어나면서 노래의 흐름 자체가 뭔가 변곡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남궁옥분의 목소리는 실은 동요, 그리고 그의 대명사인 건전가요에 딱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FvEX537xIY

     

    조용필의 트로트 초대박곡 허공은 제목부터 인생의 허망함과 사랑의 후회와 탄식을 딱 느낄 수 있습니다. 남궁옥분의 목소리로 허공을 부른다면 정말로 이상할 것입니다. 화장기를 뺀 단발머리패션의 남궁옥분과는 우선 이미지부터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탁성의 조용필이 무게를 잡고 허공을 부를 때 비로소 인생의 무게와 희로애락과 같은 정서를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허공은 가슴으로 느끼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허공을 부를 때의 분위기 그대로 서로 믿는 우리 마음을 조용필이 부른다면 정말로 맞지 않는 옷이 됩니다.

     

    그냥 동요같은 단순한 가사에 성인에게는 약간 쌩뚱맞은 훈계가 담긴 노래가 건전가요입니다. 그래서 서로 믿는 우리 마음은 남궁옥분이 딱 노래의 주인공입니다. 남궁옥분은 화장기 없는 단발머리로 유명했던 가수입니다. 1970년대에 이미 유행이 지났음에도 1980년대까지 1970년대 통기타풍의 포크송을 고수했던 가수입니다. 그러나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가 머리를 맑게 했던 가수입니다. 본래 건전가요는 대부분 대중의 외면을 받았지만, 정수라의 ! 대한민국과 같이 초대박을 친 노래도 있었습니다. 남궁옥분의 서로 믿는 우리 마음! 대한민국에 비비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꽤나 먹어줬던 노래이고, 남궁옥분의 이름을 널리 알린 노래입니다.

     

    서로 믿는 우리 마음은 전두환 정부가 밀던 건전가요였는지라 각급 학교에서도 널리 보급(?)이 되었습니다. 특히 세대와 지역을 통합하고 화합을 다진다는 명목으로 이 노래는 건전가요를 넘어 관제가요로까지 등극했습니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정규 노래가 아님에도 강제적으로 배웠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관공서에서도 캠페인송으로 불리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 시절 동사무소 스피커나 마을회관의 스피커에서 이 노래는 꾸준히 들렸습니다. 물론 건전가요답게(!) 많은 당시 가수들의 앨범 맨 뒷쪽에 자리잡은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제 개인적으로는 노래 자체가 좋아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노래가 좋아서, 그리고 가수가 좋아서 흥얼거리고 따라 부르던 노래가 바로 이 남궁옥분의 서로 믿는 우리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가 아직도 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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