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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치우 : ‘인민무력부장’에서 ‘잠파노’까지>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3. 12.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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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을 좋든 싫든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 또는 이름을 잊게 되거나 둘 다 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름과 얼굴 모두 잊혀지지 않는 경우는,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이름이나 얼굴 모두 특이하거나 자신과 강렬한 인연이 있는 경우입니다. 배우 겸 성우 이치우는 제 초등학교 동창과 동명이인이라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성우라고 이치우가 소개되었지만, 이치우는 주로 배우로 활동한 분입니다. ‘성우라고 각인이 된 것은 헐리우드의 개성파배우 안소니 퀸의 전담성우였기 때문입니다.

     

    올드보이라면 다음 유튜브의 음악을 또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반공드라마로 장안의 화제를 몰고다녔던 지금 평양에선의 타이틀 음악입니다. 드라마의 인트로 자막에는 김정일, 즉 주연 김병기 다음으로 이치우가 등장합니다. 비중있는 역할이라는 암시입니다. 실제로 이치우는 넘버 투, 즉 김정일 다음의 권력자인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로 출연했습니다. 김정일의 비위를 살살 맞추면서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리는 비열한 인간상의 오진우 역할을 너무나 잘했기에, 이치우는 실제 성격도 그런 사람이냐는 오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연기를 너무 잘한 죄인 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3MZoYS4cWA

     

    이치우는 대표적인 노인전문배우였습니다. 노인전문배우의 알려지지 않은 강점은 젊어서는 노인역할이 뭔가 어색하지만, 늙어가면서 자신의 실제 나이와 배역이 일치하게 되어서 이른바 생활연기가 가능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노인전문배우는 쉽게 시청자들이 질려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장점도 있습니다. 김영옥이나 사미자, 그리고 나문희와 같이 할머니전문배우들은 오랜 세월 똑같은 할머니 배역을 했어도 식상해하지 않습니다. 멜로전문배우들은 나이를 먹으면 멜로연기가 거북하지만, 노인전문배우들은 그런 것에서 자유롭습니다. 30대 시절인 1970년대부터 노인으로 활약한 배우가 바로 이치우입니다.

     

    다음 유튜브 영상은 ‘TV문학관시리즈의 하나인 독 짓는 늙은이입니다. 노인전문배우인 이치우가 원작의 주인공인 송 영감역할을 맡아서 역시 노인전문배우인 사미자와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방영 당시 둘의 실제 나이는 40초반의 나이로 노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나이였음에도 노인 역할이 무척이나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이치우는 투박한 저음이라 노인의 목소리로 훌륭하게 어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치우의 투박한 저음은 실은 이치우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그래서 안소니 퀸의 전담성우로 활약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wTnV5ddZpU

     

    그 시절은 TV에서 방영되는 외화는 당연히(!) 더빙을 했습니다. 거의 예외없이 이치우는 안소니 퀸이 출연한 작품의 더빙에는 성우로 활약을 했습니다. 안소니 퀸의 이미지와 이치우의 목소리는 환상의 하모니라 생각될 정도로 딱 맞았습니다. 안소니 퀸의 이미지가 세련된 까도남의 이미지가 아니라 투박하고 둔탁한 이미지였기에, 이치우 이상의 성우를 대입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노틀담의 곱추에서는 주인공 콰지모도 그 자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소리연기가 출중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의 작품인 라 스트라다에서는 주연 잠파노의 목소리를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잠파노의 감정을 실은 목소리를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하여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배우와 성우 모두 성공시대를 열었던 이치우였지만, 병마와 싸우느라 말년에는 활동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생전에 출연했던 작품을 보면, 그의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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