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심신의 이 노래 : ‘오직 하나뿐인 그대’>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3. 29. 10:28
    728x90
    반응형

    1991년 여름은 심신의 오직 하나뿐인 그대가 전국 어디에서든 들렸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리어카판매대에서 활활 타올랐고, 일명 길보드차트에서 화끈하게 선두를 달렸던 오직 하나뿐인 그대는 나이트클럽, 락카페는 물론 의류매장은 물론 길거리를 휩쓸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심신 것으로 보였고, ‘오직 하나뿐인 그대의 광풍이 매서웠습니다. 당초 타이틀곡인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는 그 이후에 히트하는 이변이 생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n6I19Wq7P0

     

    1991년은 저에게도 특별한 해입니다. 제가 방위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해였기 때문입니다. 방위복무를 하면서 음주와 가무에 심취해서인지 머리는 굳었고 책 속의 활자는 뭔가 어색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을 맞아 대전에 낙향해서 고향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우연히 심신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심신 말야. 그렇게나 얼띤 사람이 메가스타가 된 것이 참으로 신기해!

    구슬치기, 딱지치기에 그렇게나 소질이 없어서 매번 잃고는 울먹울먹하던 그 찌질이 심신이 가수로 벼락스타가 되었다니 세상은 참으로 재미있어!

     

    대전 보문산을 끼고 있는 보운국민학교 출신 심신과 동문인 친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심신 이야기를 풀어놨습니다. 심신의 어렸을 적은 뭔가 어리숙하면서도 사람좋은, 그러나 영악하지는 않은 어린이였나 봅니다. 고향 사람 심신에 대한 평은 한결같았습니다. 뭔가 까도남같은 이미지, 강남 출신 세련된 귀공자 이미지의 심신이 바로 옆동네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고향 대전 사람이라면 무작정 꽂히는 제 성격상 심신을 주목했습니다. 심신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싱한 거물작곡가 김기표도 대전을 연고로 오랜 기간 활동한 사람입니다.

     

    심신은 귀공자 이미지에 거친 목소리, 창법상의 테크닉과 매끈한 제스처 등 가수로서 성공할 자질이 출중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히트곡이 줄줄이 나와서 당분간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에서 심신이 출연하면 당연히 시청률이 보장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심신의 훤칠한 키와 마스크에 푹 빠진 여성팬들이 인산인해였습니다. 심신의 우월한 유전자는 가수로 데뷔한 딸에게도 그대로 이전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zJizBsyR3Y

     

    그러나 매정한 것이 인기입니다.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이은 욕심쟁이의 인기가 사그러들자 심신이 TV에 등장하는 횟수는 급격히 줄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들리던 그의 노래는 차츰 듣기 어려워졌습니다. 마침내 심신은 잊혀졌습니다. 그리고 인기가 추락한 가수에게 클리셰처럼 따라다니던 추문이 들렸습니다. 그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다시 재기를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심신과 같이 꽃미남 가수는 청춘일 때에나 소구력이 있는 것이지 중년의 나이가 되면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괜히 나이를 든 가수들이 트로트로 전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래는 가수와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이치입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노인들이 동요를 부르면서 느끼는 그 어색함과 대동소이합니다.

     

    전위적인 일련의 곡들로 청년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던 ‘Pink Floyd’의 대표곡인 ‘Another Brick In The Wall’을 늙은 멤버들이 숨을 가쁘게 쉬면서 부르는 장면, 그리고 1970년대를 강타한 ‘Deep Purple’‘Smoke on the Water’를 헐떡이면서 부르던 그 장면이 바로 심신이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부르는 장면에서 오버랩이 되었습니다. ‘오직 하나뿐인 그대20대의 뜨거운 청춘만이 소화할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팝스타이건 가요스타이건 나이를 먹은 시점에서 젊은 날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 옷을 부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심신은 아직도 가수의 열정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화끈하게 변신하지 않는 이상, 그의 컴백은 어렵습니다. 197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김추자의 컴백, 그리고 올드보이들의 노스탤지어였던 박인희는 물론 그 이전의 은희 모두 쓰라린 실패를 맛봤습니다. 인기라는 것이 가수, 그리고 시대적 분위기는 물론 신세대와의 궁합까지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고향 사람 심신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