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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합섬 '유애자' 선수의 반가운 재회>
    7080 이야기거리 2020. 12. 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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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년 봄이었다. 우연히 관람료를 공짜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대통령배 배구, 일명 '백구의 대제전'이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한번 가볼까 하다가 경품까지 덤으로 준다는 소식까지 듣고는 아무 생각이 없이 버스를 타고 대전 부사동 충무체육관으로 갔다. 당시에는 여자부 먼저 하고 다음에 남자부가 했다.

     

    그 날, 문제의 한일합섬 유애자 선수를 봤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있었지만, 미모가 두드러지고 키가 훌쩍 큰 유애자 선수가 눈에 쏙 들어왔다. 내 주위에는 늙수구레한 아재들이 있었는데, 술이 불콰한 상태에서 경기는 뒷전이고 큰소리로,

     

    "유애자 화이팅! 얼른 이기고 시집 가야재!"

     

    하면서 유애자 선수만을 응원하였다. 배구는 단체경기라 팀을 응원하는 것임에도 아재들은 오로지 유애자 선수만을 응원했다. 이름에 '자'자가 붙으면 일본식이라는 말을 듣고 어려서부터 이름에 '자'자가 붙은 여자는 왠지 께름칙했는데, 코트를 누비는 유애자 선수의 미모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아예 사라졌다.

     

    유애자 선수는 센터였기에 부지런히 점프를 하면서 블로킹을 했지만, 상대팀은 당시 최강 미도파였기에 번번히 블로킹은 허망하게 뚫렸다. 그래도 상대팀의 스파이크 타이밍에 맞춰 유애자 선수는 꾸준히 점프를 했다. 안그래도 키가 큰 선수가, 더군다나 미모가 출중했던(!) 유애자 선수가 풀쩍 뛰기에 인상이 강렬하게 남았다. 더군다나 이름도 '애자'라는 특이한 이름이기에, 유애자 선수는 쉽게 잊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월은 무심히 흘러서 근 40년 가까이 흐른 2020년 유애자라는 이름을 우연히 TV에서 봤다. 그리고 화면에 잡힌 유애자를 봤다. 아, 옛날의 그 미녀 배구선수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네이비색 배구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점프를 했던 늘씬한 미녀배구선수 유애자!

     

    "확인결과 터치아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소 사무적인 멘트를 날리는 경기감독관으로 변신한 왕년의 유애자 선수였다. 그래도 왕년에 미모를 뿜어내는 그 미녀 배구선수를 재회해서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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