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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미디는 왜 망했을까?>
    7080 이야기거리 2020. 12.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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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마지막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본 것은 근 30년 전인 1990년경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고 김광환 씨가 진행하던 '쇼 비디오쟈키'가 내가 보던 마지막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그 이후 서경석, 김윤석 씨가 출연했던 '웃으면 복이 와요'도 가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보기는 했지만 원해서 본 것은 아니었다.

     

    혹자는 내가 코미디언을 무시하거나 비하해서 그런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늘이 내린 끼가 충만한 사람으로 보통사람보다 유능한 사람이라고 확신을 한다. 실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 유재석 씨 등 코미디언은 하늘이 내린 입담과 재기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예능감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코미디를 안 봤을까? 그것은 요즘 말로 현타가 왔기 때문이다. 코미디를 만든다고 머리를 짜면서까지 남을 웃긴다는 그들의 노력이 있고, 코미디가 나온다는 사실이 그냥 허무했다. 하루종일 웃는 일보다 그냥 짜증나고 조바심이 나는 것이 보통사람의 일생인데, 남을 억지로 웃기려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냥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 서영춘 씨가 집에서는 절대로 우스개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사연을 듣고 그냥 가슴이 뭉클했다. 그렇게까지 산통을 겪어야만 탄생하는 것이 코미디라니!

     

    내가 느끼는 감정은 타인도 공유하기 마련이다. 억지로 짜내는 바보연기, 유행어 하나 만드려고 들이는 피나는 노력을 알면 알수록 코미디라는 프로그램과 코미디언의 연기가 웃기지 않았다. 저렇게나 열심히 해야 사람이 웃을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고독함과 스트레스가 더 코믹한 것이 아닌가!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으면 웃을 수 없게 짓누르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실은 그 자체가 블랙코미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웃을 일이 그리 많지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치 몰핀을 맞는 심정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서글픈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aaxcmCRj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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