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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남의 이 노래 : ‘달빛창가에서’>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1. 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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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

     

    누구나 아는 속담입니다. 그런데 이 속담의 의미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교훈적인 의미에서 이 속담은 훌륭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속담은 객관적인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됩니다. 화가, 작곡가, 소설가, 명필, 그리고 스포츠선수까지 각 분야에서 정상급인 사람들은 언제나 최고의 재료를 선택합니다. 실은 최고의 재료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의 최고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국내에서도 영화로 대박을 친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그 기괴(?)한 삶에도 불구하고 녹음실에서는 완벽주의자 그 자체였습니다. 난잡하다고 비난을 받았던 모차르트나 베르디도 최고의 악기로 최상의 연주를 추구하였습니다. 정상급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허접한 배트로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는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거 중에서 동네축구경기에서 보이는 저렴한 축구화를 신는 선수도 물론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록그룹 중에서 허접하고 저렴한 악기로 자신들의 음반을 내려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조용필은 가수로도 정상이지만, ‘위대한 탄생이라는 자신의 밴드도 정상급 멤버들만을 섭외하였습니다. 물론 악기도 최고 좋은 악기만을 선택했습니다.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의 멤버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적 재능이 출중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1987도시아이들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김창남은 실은 비록 잠깐이기는 하지만,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의 멤버였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전태관도 바로 위대한 탄생의 멤버로도 유명했습니다. 김창남이 위대한 탄생의 멤버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키보드 연주실력이 출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주 실력이 그저그런 수준이라면 조용필과 같은 완벽주의자가 선택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은 김창남은 송골매의 마지막 히트곡 난 정말 모르겠네라는 훌륭한 곡을 작곡도 했습니다. 그러나 명마가 주인을 잘 만나야 명마가 되듯이 김창남은 오랜 기간 무명생활을 했습니다.

     

    가요가 대박을 치려면 1). 가수 자체가 튀거나, 2). 노래가 튀거나, 3). 운이 좋거나 시대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김창남은 외모는 그냥 그런(!) 수준이기에 노래가 튀거나 시대적 분위기에 맞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도시아이들이라는 나름 ‘80년대판 아이돌로 만 30이 된 늦깎이로 성공한 비결은 달빛창가에서라는 곡이 개성이 물씬한 경쾌한 곡이라는 사실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인기절정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쇼비디오쟈키의 인기코너 도시의 천사들의 카메오로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격렬한 호응을 받은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노래 자체가 기존의 노래스타일과 전혀 달랐다는 점 외에도 기발하고 참신한 노래가사도 대박의 요소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M4EQaAS5mw

     

    한송이 장미를 종이에 곱게 싸서 어제도 오늘도 하루같이 기다리네.

    그대의 창문은 열릴 줄 모르니 사랑의 달빛으로 노크를 해야지.

     

    서양중세에서 귀부인이나 귀족처녀에게 구애를 하는 기사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도 해석이 되지만, 실은 오랜 무명생활로 지친 김창남이 성공을 갈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기도 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히트를 고대했지만, 가수로서의 성공은 보이지 않고 세션맨이나 밴드의 무명밴드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바로 달빛창가에서의 화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이 노래를 부르는 김창남은 절절한 감정의 이입도 가능했습니다.

     

    김창남은 오랜 기간 세션맨으로 살았습니다. 화려한 조명은 가수가 받기 마련이고, 돈도 가수가 대부분 가져갑니다. 세션맨은 메뚜기처럼 여기저기에서 연주를 부탁받으면 알바수준보다 약간 나은 정도의 돈을 받고 연주를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누군들 가수가 싫겠습니까? 그러나 가수가 되기는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자기의 앨범을 내고 그 앨범이 대박을 치는 가수는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김창남은 21세기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만 30의 나이에 80년대판 아이돌을 구성해서 대박을 냈습니다.

     

    그러나 박일서와는 음악적 견해가 달라서 엄청나게 싸우고는 갈라섰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중심이 된 김창남과 도시로라는 밴드를 결성하였습니다. 김창남은 말재주도 좋아서 각종 오락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했고, DJ로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리를 잡나 싶더니만 만 50을 넘기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지금 들으면 B급정서가 물씬 나는 곡이지만, 김창남은 달빛창가에서를 만들어서 국민들을 환하게 웃으면서 노래를 듣는 즐거움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칭송을 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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