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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의 이 노래 : ‘나를 두고 아리랑’>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2. 1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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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

     

    김훈에게 1976년은 잊을 수 없는 해일 것입니다. 발표 자체는 1975년이지만, 1976년에 대박이 난 나를 두고 아리랑으로 김훈은 197610대 가수가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김훈이었지만, 단 하나의 노래가 대박으로 떠서 가장 명예로운 10대 가수가 되었습니다. 1976년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라디오에서, TV에서 송대관의 해뜰 날과 번갈아 울리던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을 기억할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uxKZ6uq-dY

     

    지금 생각하면 편곡도 조악하고, 연주도 촌스럽고 지극히 밤무대틱한 데다가, 노래도 썩 인상적이지 않은 김훈의 노래가 왜 그렇게 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이 뜬 당시의 노래풍이 전반적으로 이렇게 트로트풍이면서도 연주도 투박하였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의 대중가요는 수준이 이렇게 전반적으로 낮았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팝송을 지금 들어보면 지금보다 크게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과 무척이나 대조적입니다. 당시에 중고생을 중심으로 젊은 층에서 대중가요를 촌스럽다고 듣지 않았던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의 가요는 트로트풍을 선호하는 성인취향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아무튼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은 따라부르기 쉬운 리듬에다가 가사도 무척이나 단순해서 당시 어른들이 모였다 하면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지금 2~30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젓가락집이라 불리는 선술집에서 막걸리와 막소주로 취기가 오른 술꾼들이 젓가락을 두들기면서 둥그런 시멘트로 만든 식탁을 두들기면서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에 등장하는 바로 그 술집입니다. 이연실의 목로주점이 바로 이런 유형의 술집입니다.

     

    바로 이런 선술집에서 자주 불렸던 노래가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입니다. 당시 잣가락집은 노래방과 술집, 그리고 간간히 작부들도 참석을 하곤 했는데, 룸살롱이 본격화하기 전단계의 술집이라 보면 됩니다. 아무튼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은 당시 아재와 아짐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물론 이 노래는 음악적으로 엄청난 기교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진정 당시 대중가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도에서는 가치가 있습니다.

     

    아무튼 1976년은 또다른 김훈이 대박을 쳤는데, 그것은 태권브이의 주인공 김훈이었습니다. 1976년 여름방학을 맞아 방학특선으로 등장한 태권브이는 전국의 어린이를 사로잡았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좋았던지 그해 겨울방학특선으로 태권브이 2우주작전이 번갯불처럼 등장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들을 졸라서 태권브이를 상영하는 극장으로 쪼르르 달려갔습니다. 이 해부터 방학특선으로 만화영화가 극장가를 강타하는 계기였습니다. 실은 태권브이 자체는 일본의 마징가제트를 거의 베낀 만화영화였지만, 국산만화영화라는 나름의 국뽕으로 대박을 친 것입니다.

     

    이라는 외자 이름은 뭔가 있어 보이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그 이후에 외자로 이름을 짓는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 김훈은 졸지에 더욱 히트를 한 셈입니다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이 워낙 대박을 친 까닭에 1978년에 뮤직비디오로 재출시를 했습니다. 역시나 촌스럽고 다분히 B급스러운 뮤직비디오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A급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박하고 엉성한 맛이 때로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맛보다 더 정감이 어린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람은 언제나 고급음식만 땡기는 것이 아니라 자장면이나 칼국수도 가끔은 땡기는 법입니다. 그래서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은 이상하게 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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